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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리더십 재평가

    전문위원 주은식

    2024.02.15 17:40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리더십 재평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리더십 재평가
    푸틴은 지난 8, 폭스뉴스 전 앵커 터커 칼슨과 인터뷰에서 협상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길 원한다고 하면서도 자국의 이익은 포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담에서 그는 러시아가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제조강국, 산업강국이 되고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이는 미국의 일극체제 헤게모니가 다극체제로 변하는 과정에서 국제사회가 안정될 때 이루어질 수 있는 소망이기는 하다. 이즈음 러시아 지도자로서 푸틴의 역량을 평가해 보고자한다. 미국과 유럽을 상대하는 푸틴의 모습에서 제2차 세계대전 직전 재군비를 통해 오스트리아 합병과 체코 진주 그리고 폴란드를 침공하기까지 유럽의 손발을 묶어 속수무책으로 만든 히틀러가 연상되기도 한다. 그는 침식과 점진적인 방법을 통하여 우크라이나로 진격했다.

    푸틴은 구소련 붕괴 직전 KGB 정보분석 요원으로 동독에 파견되었다. 구소련 붕괴 후 그는 모교인 뻬쩨르부르그(개명전 레닌그라드)대학의 법학교수가 되기 위하여 박사학위 과정 공부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지도교수가 뻬쩨르부르그 시장이 되면서 푸틴을 부시장 자리에 임명하자 진로를 수정하였다. 푸틴은 부시장으로 3년간 일했는데 러시아 정가에서 뛰어난 행정가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의 명성은 당시 옐친 대통령 귀에 들어갔으며 옐친은 푸틴을 KGB의 후신 정보기관 책임자로 임명하였다. 이후 다시 대통령 서리로 임명되고 옐친이 물러나자 대통령이 되었다. 이게 2000년이었다.
     
    영화감독 올리버 스톤은 세계적 정치가들과 심층 인터뷰를 하고 기록물을 만드는 대가이다. 그는 푸틴과 인터뷰 후 다음과 같이 말했다. “냉정하고 이성적이며 정직하고 조용하며 균형이 잡힌 인물이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질문하면 조용히 또박또박 이야기했다. 인터뷰 내용에 어떠한 사전 제약도 없었고 사후 편집에 간섭하지도 않았다.” 세계의 정치가 중 푸틴만큼 역사, 철학, 국제정치, 사회현상 등에 깊이있게 공부하고 고민하며 미국이 겪고 있는 네오리버럴의 이념체계와 문제에 대한 해박한 안목을 갖고있는 인물이 있는가? 그는 드골의 애국심과 박정희의 실천적 행정력을 구비한 인물이다.
     
    전쟁 전 푸틴은 러시아 국민들을 상대로 두 번에 걸쳐 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역사적으로 일체인지 그 관계를 연설했다. 이 장면을 보면 푸틴은 원고를 거의 보지않고 논리정연한 연설을 했다. 23년간 러시아를 통치해 온 지도자로서 카리스마와 논리적 견해가 있다. 러시아 국민들에게 신념이 넘치는 강력한 지도자임을 심어주기에 충분했으며 그의 지지율 80%가 그저 나온게 아니다.
     
    국가지도자와 군통수권자로서의 푸틴의 자세와 행위
    2003년 크레믈린 영빈관에서 러시아 군 교육기관 우등 졸업생 1000명을 불러모아 격려하는 장면을 보고 대단한 지도자임을 확실히 목도했다. 그는 전체 연설을하고 나서 25명씩 서 있는 탁자 40개를 전부 돌면서 다음과 같이 격려했다. “여러분 학업에 대단히 수고했다. 조국과 군의 미래는 여러분의 어깨에 달려있다. 여러분의 무운장구를 기원한다. 건배식탁 한 두 개 만 돌고 자리를 떠날 줄로 생각했는데 놀랍고 또 부럽기도 했다.
    또 하나는 무명용사 헌화 시 폭우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푸틴은 비를 흠뻑 그대로 맞으면서 조국을 위해 산화한 무명용사들에게 헌화했다. 그 장면이 연출이었을지라도 지도자의 처신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보여준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국군의 날 사열과 현충일 날 행사에서 그와 대비되는 장면을 보아왔던 국민들은 어떤 태도를 갖게 될까.
     
    푸틴의 연설과 인터뷰에서 한 발언을 보면 서방 언론의 묘사처럼 그는 정신이상자도 아니며 병약한 사람은 더더욱 아니다. 지도자의 처신은 이성에 입각하여야 하며 판단의 기준은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는 서방과 미국의 제재가 러시아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을 러시아의 주권이 강화되고 러시아군의 힘이 커짐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으로 인식했다. “러시아의 국력이 강해지면 또 다른 제재의 구실을 발견하거나 조작도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우크라이나 상황과 관계없이 러시아의 발전을 억제하고 러시아가 존재하는 이유만으로 러시아의 주권과 국익이 침해받는다면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의 나토가입 희망을 거절한 사실을 설명하며 러시아에 대한 위협 수준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취할 수 있는 조치를 명확히 하고 국민들에게 호소하였다. 국가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하여 전략을 수정하고 보복 조치를 취하고자 했다. 그것이 러시아가 해야 할 일이라고 국민들을 설득했다.
     
    러시아 국익을 지키기 위해 국민들에게 직접 연설로 호소
    러시아의 발전을 가로막는 조치에 대하여 대응하고자 하는데 국민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러시아의 주권과 국익이 침해당하는데 참는 것이 옳은가 하고 묻는데 어떤 국민이 여기에 반기를 들 수 있겠는가? 서방에서 푸틴을 규탄하고 욕을 해도 러시아인들은 그를 신뢰하고 존경한다. 국가지도자는 역사 인식과 철학 그리고 국가 발전 비전을 가져야한다. 현재 세계 어떤 지도자가 이러한 역량과 지도력을 갖고 있는가?
    ·우전쟁이 발발한 지 2년이 가까워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러시아와 푸틴을 악마화하는 루소포비아에 빠져있었다. 자본주의 체제로 전환한 러시아를 여전히 공산주의 국가라고 생각해왔다. 정치체제와 경제체제를 뒤섞어 착각하는 이념의 아노미에 갇혀 있었다.
    푸틴은 러시아 국민들에겐 러시아를 재건한 민족주의자이자 러시아 안보와 국익을 지켜내고자 한 게로이(영웅)로 기억될 것 같다.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봉사하겠다는 정치가는 푸틴의 지도력과 국정철학을 유심히 살펴보기 바란다. 적으로부터 존경받는 장수가 명장이고 국민의 어떠한 질문에도 답변할 수 있는 정치인이 진정한 지도자이다.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주 은 식

    (사진=타스 모스크바, 연합뉴스)

    전문위원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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