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위원 김진수
2025.01.18 21:45디지털 헬스 케어는 왜 필요한가?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보건 의료 분야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인터넷의 발달로 건강과 의료 정보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졌으며, 전자 의무기록의 사용이 증가하고, 웨어러블(착용형) 디바이스를 이용하여 건강 생활 습관과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 기술은 보건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 개인의 건강 상태를 고려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환자와 의료진 간 의사소통과 의사 결정을 도와 의료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디지털이 모든 혁신의 기본이 되면서 미국, 독일, 일본 등에서는 노인과 만성질환자 등에 필수의료를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가 국가 보건의료정책의 핵심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한국 역시 초고령화 시대를 맞이하고 만성질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시행이 시급한 상황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 발전이 디지털 케어의 가능성을 열어주어 이러한 기술들은 환자의 건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분석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또한 이를 통한 원격 진료서비스는 병원 방문을 줄여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이점을 주고 의료 사각지대의 문제를 해결함은 물론 의료 서비스의 높은 효율성 보장과 비용을 절감을 할 수 있게 한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은 질병의 진단, 환자의 맞춤형 치료뿐 아니라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하는 예방적 건강 관리까지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무엇보다 인구구조의 변화, 의료비용의 증가, 스마트 기기의 대중화와 같은 사회적 변화는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수요를 더욱 촉진시키고 있다.
목표는 환자 중심의 필수의료 시스템이다
WHO(세계보건기구) 정의에 따르면 필수의료는 환자가 필요할 때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고품질의 의료서비스다. 필수의료는 인간의 생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가장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로 누구나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응급의료, 중환자 치료, 안전 분만 및 신생아 관리, 감염병 대응, 만성질환 관리 등이 포함된다. 특히, 필수의료 분야에 디지털 기술 도입은 단순한 효율성 증가에 그치지 않고 생명과 직결되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특히, 만성질환자에게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한다. 이와 같이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는 기술 도입이나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에만 국한되지 않고 헬스케어 체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유도하여 궁극적으로는 환자 중심의 필수의료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한다.
디지털 헬스케어 진행상태는 현재 어느 정도인가?
한국에서 디지털 케어의 개념은 2010년대 초반부터 도입되어 2015년부터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함께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디지털 케어의 도입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고 비대면 진료와 원격 진료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디지털 케어의 필요성은 더욱 부각되었다.
한국의 디지털 헬스케어는 의료 데이터의 활용, 혁신적인 기술 도입, 환자 중심의 서비스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는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의 상용화 촉진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EMR(전자 의료기록)시스템 인증 시범 사업을 도입했다. 한편 AI, IoT, 웨어러블 디바이스, 클라우드 컴퓨팅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이 의료 분야에 빠르게 접목되고 있고 이러한 기술들은 실시간 건강 상태 체크, 원격 진료, 로봇 이용 원격 수술 등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근거법령으로는 ‘디지털의료제품법’이 있다. 오는 1월 24일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그 내용은 디지털 의료기기, 디지털 융합의약품, 디지털 의료·건강지원기기의 세 가지 분야로 나뉘며, AI, 로봇, 고성능 컴퓨팅 등 첨단 기술을 포함하고 있다. 정부는 기술 혁신과 정책 지원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으나 추진 과정에서 기술적, 정책적, 사회적인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접근성이 낮은 고령자나 저소득층은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어 건강 관리에서 소외될 수 있고, 개인 건강 데이터 유출이나 해킹 위험으로 환자의 개인정보 보호도 우려되고 있다. 그리고 디지털 헬스케어 시행을 위한 법률과 규제가 아직 충분히 마련되지 않아 기술 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보건 의료 분야의 디지털 전환은 단순히 일부 ICT 기술 도입 수준에 머물러 있어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디지털 헬스케어를 성공시키려면
디지털 헬스케어의 성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갖추어야 할 요소와 발전 환경을 준비해야 한다. 먼저, 디지털 헬스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데이터다.따라서 데이터 관련 법률의 산업친화적 개정을 통하여 데이터의 저장, 분석 및 활용이 보다 질서있게 자유가 보장될 때 디지털 헬스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 기능을 개발하여 사용자에게 보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AI, 클라우드, IoT 등 최신 IT 기술을 디지털 헬스케어에 융합시켜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고,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야 하며,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하여 사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디지털 헬스 서비스의 사용이 편리하도록 필요한 플랫폼의 인터페이스(연결고리, 접점)와 사용 요령 등의 쉬운 안내서가 필요하다.
사용자로부터의 피드백을 통해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도 중요하다. 주의해야 할 점은 디지털 헬스케어의 운용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보호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서비스의 안전성과 효능을 확보하기 위해 규제 기관의 인증을 통해 엄격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최신 트렌드에 맞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품의 차별화를 위해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발전을 위해서는 제약회사, IT 기업, 의료기관 등과의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이해관계자와의 건강관리 협력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원격 진료와 모바일 헬스를 통해 환자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의료 체계라 할 수 있다. 초고령화시대를 맞아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은 병원 방문을 줄이고 예방적 건강 관리로 의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수단이므로 한국의 현실에서는 반드시 정착시켜야 할 정책과제다.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무엇보다 요구될 수밖에 없다. 병원과 관련 기업이 디지털 헬스케어 발전에 참여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국민 개개인에게는 자신의 건강 관리에 이를 편안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 등 디지털 기술 개발과 이용의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여러 국가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표준화 또한 중요한 요소다. 디지털 헬스케어가 한국 의료시스템의 혁신을 이끌어내어 국민에게 보다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필수의료 시스템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사진=UPI 연합뉴스)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 헬스팀 박헌수 팀장이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CES 2025 삼성 프레스 콘퍼런스' 행사에서 사용자와 가족까지 케어하는 '삼성 헬스'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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