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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거인의 인공지능 경쟁, 그리고 인간

    청년학생 칼럼니스트 이휘경

    2025.02.07 09:45
    두 거인의 인공지능 경쟁, 그리고 인간

     오스트리아 출신의 미국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자본주의 사회를 설명함에 있어 기술의 혁신과 발전이 자본주의를 이끄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러한 자본주의는 콘드라티예프 파동형을 그리며 호황과 위기를 거치고, 기업가에 의해 재구조화되며 창조적 파괴에 따른 경제적 진보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 주장했다. 전 미국 대통령 바이든에 의해 중국의 틱톡이 금지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챗지피티(ChatGPT)에 대항하는 딥시크(DeepSeek)의 등장은 슘페터의 예견대로 기술이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고삐를 쥐고 있는 듯 보인다.

     딥시크에 대한 반응은 하루가 다르게 빠른 속도로 변화됐다. 초반에는 충격으로 인해 반도체와 클라우드 서비스 주가가 크게 요동쳤고, 개인 정보 문제가 불거지며 호주와 이탈리아, 대만과 한국 등 빠른 속도로 공공기관 접속 금지가 내려졌다. 하지만 근저에서는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클라우드 서비스, 데이터 센터와 인적 자원 등 막대한 투자가 기본값으로 여겨졌던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상식과 통념이 깨지면서 산업계에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불어넣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작금의 현상을 두고 ‘스푸트니크 쇼크’에 비유한다. 1957년 냉전 시기 중 소련이 세계 최초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 발사에 성공하자, 미국이 핵전쟁에 대한 극도의 공포를 느끼며 쇼크를 받은 현상을 의미한다. 당시 미국은 과학 기술에 대해 국가 안보 수준의 상당한 위협을 느꼈고, 이를 계기로 우주 기술 경쟁에 막대한 투자를 하게 된다. 트럼프를 주축으로 한 빅테크 이너서클은 역사의 반복을 예견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는 미국의 기술 수준에 코웃음을 치듯 강력한 기술 제재에도 오히려 오픈 소스를 강조하며 등장한 딥시크를 두고 미국 기업들에 던진 ‘Wake-up call(경종)’이라고 평했다.

     이것이 정녕 반세기 전의 우주 경쟁과 유사한 길을 걷게 된다면, 기술의 확산과 발전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당시의 우주 경쟁은 정수 장치나 주택 단열재부터 의료 영상 기술과 태양열 패널 등 수많은 발명품을 낳은 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당시 압축적으로 개발되어 확산된 기술은 우리의 일상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각종 물질적 기술이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바꿔 놓았지만, 편향성과 신뢰성, 책임의 부재와 인격과 사생활 침해 등 여러 윤리적 문제를 안고 있는 인공지능의 발전은 우리의 삶에 어떻게 스며들어 영향을 미칠지 예상하기 어렵게 한다. 이러한 기술은 우리의 의식과 사고의 과정, 삶의 방식과 사회적 관계를 바꿔 놓을 수도 있기에 보다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미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국가의 경계가 흐려진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나는 범죄가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진화되고 확산되었다.

     슘페터는 자본주의가 파동을 그리며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식인이 자본주의 시스템에 뒤처지고 심리적 박탈감을 느끼게 될 대중의 편에 서서 기업가를 위축시킬 것이라 경고했다. 설령 지식인들이 단순히 그가 예견한 궤적을 따르게 될 뿐일지라도, 세계는 그가 살아있을 적과 달리 뿌리 깊이 연결된 사회다. 호황과 위기가 한 국가 내에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닌, 한 국가에서의 호황이 다른 국가 혹은 개인에게 실존적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끊임없이 지적해야 한다. 거대한 정치 자본을 등에 업은 세계의 기술 경쟁 2.0은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기술적 진보의 방향으로 흘러가야만 한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에서 개발된 인공지능 모델 딥시크

    청년학생 칼럼니스트 이휘경

    前 한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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