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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푸틴이 꿈꾸는 신세계 질서 그리고 그 문명전쟁의 진로”

    전문위원 주은식

    2025.06.23 13:59
    “트럼프, 푸틴이 꿈꾸는 신세계 질서 그리고 그 문명전쟁의 진로”

    2025세계는 문명의 기로에 서 있다전환기적 충돌은 이제 단순한 국익의 경쟁을 넘어문명과 반문명의 투쟁으로 변모하고 있다이념과 가치질서와 해체의 전선이 글로벌 무대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다그 중심에 신보수주의 운동을 주창하는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등장했다그의 귀환은 단순한 한 국가 리더십의 복원이 아니라 세계질서 재편의 전환점을 상징한다.

     

    트럼프 정치의 본질 혁명주의에 맞서는 신보수주의

     트럼프를 포퓰리스트나 이단아로 규정하는 건 지난 30여 년 망가진 미국정치 기득권의 소망에 불과하다그런 규정은 그들과 공생한 주류 미디어가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다미국정치의 30여 년 적폐를 허물고 보편적 가치의 전통을 복원하려는 트럼프는 해체된 상식 위에서 상식적인 방식으로 그 가치를 복원할 수는 없다.  

     

     그의 정치적 비전은 신보수주의 운동을 통해 삶의 방식에서 전통을 존중하고 번영된 미국을 만드는 것이다이는 냉전 이후 전통 가치의 해체글로벌리즘의 무분별한 유입국가 정체성의 붕괴에 직면하여 미국을 전통적인 문명국가로 되돌리려는 운동이다그는 글로벌 엘리트주의다국적 권력 구조그리고 자국민보다 타국민을 우선시하는 위선적 정책 기조를 "반문명", "반자유", "허무주의"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한다.

     

     도널드 트럼프는 2015년 펴낸 책 <불구가 된 미국>(Crippled America)을 통해 미국 정치인들의 무능과 부패편향된 언론워싱턴 로비스트와 특수이익집단의 무모한 영향력과 불법 입국자로 인하여 미국은 쇠퇴하고 있다고 진단한다트럼프는 자신을 현실주의적 행동가이자 비정치적인 실용주의 리더로 규정하며미국의 회복을 위해선 기존 정치인과 다른 방식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그는 국경 장벽 건설불법 입국 차단조세제도 단순화 및 감세오바마 케어 폐지와 민간 주도의 의료 확대교육 선택권 보장제조업 부활 및 상호주의 강화강력한 군사력 재건 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특히 중국을 경제적 위협으로 간주하며 강경한 무역 재협상과 NATO 등 동맹국에는 방위비 분담을 요구한다그는 미국이 당면한 문제는 해결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강력한 리더십과 국민의 자발적 참여가 있다면 미국은 다시 위대해질 수 있다고 확신한다전체적으로 이 책은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와 강력한 실천 의지를 기반으로 한 자기 선언이자 미국인을 설득할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와 맞서는 진영은 좌파 혁명주의자들이 주도하는 글로벌 설계주의자들이다이들은 국경 개방젠더 이데올로기기후변화의 급진화교육의 이념화 등을 발전시켜 DEI(다양성평등성포용성)로 통합하고 기존의 문명 질서를 해체하고자 한다는 것이 트럼프의 인식이다따라서 현재의 충돌은 정책’ 아닌 문명을 두고 벌이는 총체적 전면전으로 판단한다.

     

    G7과 중동 전쟁 지정학의 이면에 숨은 문명전쟁

     최근 트럼프가 G7 회담 도중 미국으로 급히 귀국한 배경에는 단순히 중동 문제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이스라엘-이란 전쟁을 문명전쟁의 한 장으로 인식하는 게 그의 시각이다미 대사관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은 미국 개입의 정당성을 확보해 주고 있다이는 트럼프가 중동 질서를 문명 국가’ 대 반문명 국가로 재구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었다

     

     그는 미국으로 돌아와 두 주간의 말미를 이란에 제시했다그 시간을 이란이 유익하게 인식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6월 21일을 기해 그간 미루어왔던 이란 내 핵 개발 관련 중요시설 세 곳(포르도나탄즈에스파한)에 B2 스텔스기를 통해 벙커버스터(GBU57) 14발을 폭격하며 토마호크 미사일 30발도 발사하였다이로써 이란·이스라엘 전쟁은 미국이 참전하며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이 전쟁은 미·중 간 충돌의 사전 정지작업이다

     

     그 와중에 트럼프는 유럽의 좌파 지도자들특히 캐나다 카니 총리프랑스 마크롱 대통령과는 이념적 괴리를 심각히 보이고 있다마크롱은 의회 해산 후 총선에서 실패했다프랑스 전통으로 보자면 그는 실패에 따른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음으로 하여 르펜의 승리를 무효화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이러한 상황 속에서 트럼프는 유럽 내 우파 정권(이탈리아독일 등우파정당(폴란드헝가리 등)과 연대를 강화하고 있으며, G7의 동질성은 축소되고 있다.

     

    푸틴과의 관계 신보수주의 비전 공유

     트럼프푸틴의 관계는 신보수주의 비전을 바탕으로 한 실용적 전략적 연대다러시아의 전통 가치정교회 기반의 문화 보수주의국가 정체성 강조다자주의는 트럼프가 지향하는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트럼프는 이미 “G8에서 러시아를 배제한 건 푸틴에게 모욕적이었으며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촉발한 배경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푸틴 간의 공통점은 단지 외교 전략이 아닌, ‘전통 가치 회복과 반글로벌리즘이라는 문명적 비전이다유대인 인구가 많은 러시아는 이스라엘과의 관계에서도 일방적이지 않으며이란·이스라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는 중동에서 미국과 부분적 이해의 일치를 이룰 수 있다그러나 트럼프는 푸틴에게 신질서의 진전을 위해 적절한 손해의 감수를 요청하고 있다이는 국제 정치가 개별 국가의 이익과 함께 냉전적 이념이 아닌 문명적 가치 연대가 질서 재편의 한 요소로 작용할 것을 보여 준다.

     

    한국의 입장 이념적 편향의 한계로 본질적 결단의 기로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의 신정부는 비전 부재와 전략적 혼선에 빠져 있다미국과는 핵심적 안보 의제에서 입장이 어긋나며 통상의제로 확대되고 있다특히 대만 문제와 원자력 및 LNG 수입기후정책 등에서 협력보다는 충돌의 기조가 강해지고 있다미국은 이를 동맹을 가장한 딴생각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20년 미국 대선은 중국공산당의 개입으로 인한 선거 부정이 광범위하게 진행됐음이 FBI 파텔 국장에 의해 미 상원 법사위에 보고되었고 조사위원회가 꾸려지고 있다이는 특검으로 이어질 전망이다여기에 더해 트럼프는 한국 선거에 대해서도 구체적이고도 강한 의심을 품고 있다

     게다가 확정된 것 같았던 미 해군의 조선 부문 협력 대상국이 한국에서 일본으로 이동하려는 조짐과 한미통상과 교류에 장애가 현실화하는 건 한미 간 신뢰 균열의 징후로 인식해야 한다이는 안보통상까지 복합적인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국가든 개인이든 오랜 시간 다져진 신뢰라 할지라도 한 번 깨지면 그 복원은 쉬울 수 없다

     

    신세계 질서와 대한민국의 선택

     닥쳐올 큰 변혁이나 전쟁을 올바르고 적절히 이해하지 못하고 섣부르게 판단을 하는 경우그 결정이 국가 존망의 원인이 되었던 역사를 돌아볼 때이다새 정부는 중국의 대내외 현실을 비판적으로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대한민국이 할 수 있는 일과 또 해야 하는 일을 적정히 구분할 필요도 있다일의 선후와 완급도 가릴 필요가 있다

     

     미국의 트럼프를 그동안 매체가 만들어 놓은 몽상가독재자허풍쟁이 등으로 인식한다면 큰 낭패를 볼 것이다오히려 그는 30여 년에 걸쳐 타락하고 부패한 미국의 적폐를 청산하려는 사상가이자 운동가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현실에 부합할 수 있다

     트럼프가 지향하는 신보수주의 운동은 단순히 미국 자국중심주의가 아니라지난 30여 년 글로벌리즘 의제로 인한 극심한 혼돈을 보편적 전통과 지혜로 문명을 재구성하려는 시도다그 중심에는 자유질서신앙전통국가 정체성과 국가번영이 있다.

     안보는 미국경제는 중국이른바 안미경중이라는 건 존재하지도 않았고 존재할 수도 없다그 둘은 불가분의 관계로 시의적절한 국가 전략이 있을 뿐이다.

     푸틴의 러시아트럼프의 미국이 만들어가는 신세계 질서를 위한 큰 비전에 어울리는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 나아가 국가 번영의 대전략을 시급히 마련하고 실행해야 한다이제 대한민국도 시대정신에 맞는 철학과 비전을 갖춘 지도력을 통해 문명의 거대한 방향성과 전략적 연대와 그 책임을 논할 때다.

     

    (사진=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앞줄 오른쪽)이 21일(워싱턴 현지시간) JD밴스 부통령(왼쪽) 등 정부 각료들과 함께 백악관 이스트룸을 찾아 이란의 핵군사 시설 3곳에 대한 폭격에 성공했음을 언론에 발표하고 있다. 

    전문위원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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