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 문해력 부족, 단기적 해법이 중요하다
여러 지표를 보면 우리나라 젊은 층의 문해력은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읽기 영역 학업 성취도는 낮아졌다. 2009년 국내 학생들의 읽기 영역 순위는 2~4위였던 PISA 결과가 2018년에는 6~11위로 하락했다.
이러한 경향에 젊은 층의 문해력 저하를 주제로 다룬 글들을 볼 수 있다. 대개 인터넷 환경에 익숙한 젊은 층의 독서량 저하를 원인으로, 독서 교육을 해결책으로 보고 있다. 『매일경제』의 사설 “학생 문해력 OECD 평균 미달, 신문 읽기가 답이다”에서는 디지털 기기와 영상 매체에 노출된 환경에서 비롯된 젊은 층 문해력 저하를 신문 읽기 독려를 통해 해결하자고 한다. 2011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초중고교 교사 115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교사들은 ‘유튜브 등 영상 매체에 익숙해져서’(73%)와 ‘독서를 소홀히 해서’(54.3%)를 문해력 저하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독서를 통해 습득한 어휘, 행간읽기는 문해력을 키우는 데 있어서 필수적이다. 최근 온라인에서 떠들썩했던 '사흘'이 3일이냐, 4일이냐는 논란, ‘무운(武運)을 빈다’가 ‘운(運)이 없길(無) 저주한다’라는 주장은 어휘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하지만 문제는 교육이 장기적 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효과가 있겠지만, 단기에서는 아니라는 것이다. 문해력 향상이라는 최종 목적으로 가는 도중 낙오자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언론과 전문가가 등한시하고 있는 단기적 해결방안 논의가 필요하다. 교육받고 있는 젊은 세대가 훗날 성취할 문해력 향상에만 기대기에는 당장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문해력이 뛰어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정보를 찾는 창구는 다를 수밖에 없다. 각자는 본인에게 익숙한 창구를 통해 정보를 습득한다. 문제는 유용한 정보는 높은 문해력을 요구하는 판결문, 논문, 기성 언론의 기사 등 기성 매체에 편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신생 매체인 영상 매체 등에서는 가짜 뉴스, 비논리적인 주장이 만연하다. 문해력이 높은 사람은 기성 매체를 찾고, 낮은 사람은 영상 매체 등에만 의존하는 한 문해력 양극화는 갈수록 커진다. 특히, 젊은 세대 내에서 문해력 양극화는 대학 입시, 취업 시장 등에서 기회의 불평등 문제를 발생해 더욱 심각하다.
현 상황에서 기성 매체 그 중, 대중에게 익숙한 언론에 막중한 역할이 있다. 언론은 문해력이 낮아도 이해할 수 있는 양질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각계각층이 자주 이용하는 영상 사이트나 커뮤니티로 창구를 다각화해야 한다. 이때 쉬운 언어를 사용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인터넷 밈이나 속어까지 이용하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반가운 소식은 근래 들어 실험적 시도가 보인다는 것이다. 1분 미만의 숏츠 뉴스가 보이기도 하며, 밈(meme)을 이용한 기사 제목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가야 할 길은 멀다. 숏츠 뉴스는 기존 뉴스의 요약본에 그치는 경우가 많으며, 밈 이용이 내용 전달보다는 조회수 견인 목적에 그친다.
언론 집단의 획기적 변화를 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자칫 언론의 권위를 떨어뜨릴 수 있으며, 광고주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언론의 더 적극적인 행보는 필요하다. 언론은 시민의 알권리를 충족하고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자유롭고 책임 있어야 하며, 여기서 시민은 ‘모든’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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