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EK 책임경영, 혁신성장, 중견련

    로고

    늘어나는 캥거루족...부모 자녀 세대 함께 무너진다

    미승인 노승환

    2023.03.23 07:31
    늘어나는 캥거루족...부모 자녀 세대 함께 무너진다

    부모의 그늘은 부끄럽기보다 따뜻할 뿐(?)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청년들이 많다. 또 독립을 선언했지만 금세 생활고를 겪고 다시 부모 품으로 회귀하는 청년들도 적지 않다. 캥거루족은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2030 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최근에는 독립했다가 다시 부모에 의존하는 청년들을 '리터루족'(리턴+캥거루족)이라고 부르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국무조정실은 지난해 7월부터 8월까지 만 19~34세의 청년 가구원을 포함하는 전국 약 15,0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청년 10명 중 6명이 부모 집에 거주하는 캥거루족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67.7%아직 독립할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답했으며, 주요 이유로는 경제적 여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56.6%)’을 들었다. 취업자 비율은 67.4%이고, 세금 공제 전 월급(취업자 기준)은 평균 252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청년 1인 가구의 경우 월평균 생활비는 161만원이고 임금에서 생활비를 제외하면 100만원이 채 남지 않는다. 나날이 치솟는 물가를 생각하면 저축하기에 굉장히 빠듯한 돈이다.
     
      캥거루족이라는 말은 원래 있던 말임에도 최근 들어서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캥거루족이 생기는 원인에 대해서 일부 전문가는 우리나라 특유의 부모 자녀 간의 끈끈한 유대감을 주된 원인으로 꼽는다. 다양한 생활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의 해결책을 당연하다는 듯 부모가 떠맡기 일쑤다. 여기에 최근 들어 취업난과 주택난이 심해지고, 월세가 오른 것도 한몫 하는 등 복합적인 이유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모, 자녀, 사회 차례로 무너지게 만들어
     
     캥거루족을 검색해보면 기성 언론에서 앞서 언급한 국무조정실에서 실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단순히 정리해놓은 기사가 태반이다. 이들 중 캥거루족이 증가하면서 따라오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해결 방안에 대해서 언급한 기사는 잘 보이지 않는다. 이에 캥거루족 증가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캥거루족이 늘어났을 때 생기는 문제는 복합적이다. 개인적 차원의 문제점으로 보면 캥거루족이 부모에게서 독립하지 못하면 그 부모도 경제적 자립 능력이 취약해질 수 있다. 부모가 자녀를 부양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신의 노후대책을 세우기 어려워지고 노후 자금이 불안해진다. 마치 도미노처럼, 자녀를 도우려다 부모가 무너지고, 이에 의존하는 자녀 역시 무너지게 된다. 사회적 차원의 문제점으로 보면 캥거루족은 사회에서 일자리 없이 부모의 경제력에 기대게 됨으로써 사회에서 노동력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진다. 이는 사회적, 경제적 손실로 이어지게 된다.
     
    청년세대의 경제적 자립 환경 조성, 근본 해법
     
     캥거루족이 생기는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명쾌하다. 청년층의 경제적 자립이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고용을 위한 교육과 그에 관한 재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정년의 연장과 고용의 안정화 역시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독립을 위한 자금 지원 등 청년 주택 관련 정책의 강화와 제정이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 방법으로, 현실적으로 캥거루족을 당장에 줄일 수가 없다면 이를 오히려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그 안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법도 방법이다. 캥거루족이 부모와 함께 거주함으로써 생활비 절약, 노인 소외 문제 역시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청년층이 사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청년층의 경제적 자립이 필수적으로 요구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국무조정실에서 파악한 실태 조사가 단순한 조사로 끝나는 것이 아닌, 청년층의 얘기를 귀담아 듣고 구체적으로 어떠한 지원이 필요하고 어떤 부분에서 어려운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미승인 노승환

    前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신문사 부장

    소통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