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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 시장, 후 평가로 디지털 케어 강국이 되자! ​

    전문위원 김진수

    2024.01.11 09:36
    선 시장, 후 평가로 디지털 케어 강국이 되자! ​

     기존의 전통치료제 한계 극복에 대한 사회적 요구로 디지털기술에 기반을 둔 디지털 치료수단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미국 실리콘밸리무역관에 따르면 미국 디지털헬스시장은 2021년 기준으로 전 세계 시장의 약 39.4% 700억 달러 규모이고 올해는 연평균 약 30%의 고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미국 FDA가 디지털헬스 분야 확산과 정착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간함에 따라 한국도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미국 정책연구기관들과 공조할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의료 분야 디지털 혁신을 위한 다양한 정책 개발과 디지털헬스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세계 디지털치료기기 산업 규모도 확대되고 있어 향후 디지털케어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디지털이 의료 패러다임의 변화 이끌어
     최근 헬스 케어는 IT 인프라와 솔루션을 활용해 의료 전문가를 지원하는 차트 관리, 신약 개발, 진료, 임상시험 등에서부터 개인 일상에서 건강을 보조하는 심박수, 운동량, 수면상태 등을 측정하는 웨어러블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 그 중 디지털 치료기기는 신경과 뇌 자극을 통해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 기반 치료(Evidence-Based Treatments)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의미한다.
     2020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디지털 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발간함에 따라 디지털 치료제의 의미가 알약 등의 의약품형태와 구별되게끔 디지털 치료기기로 명칭을 공식화했다. 202310월 현재 총 5개 적응증 대상의 디지털 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이 발간되었으며, 202312월에는 주의력 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섭식 장애 개선을 위한 가이드 라인이 추가로 발간되었다. 20238월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디지털 치료기기 건강보험 등재 가이드라인을 발간하고, 202310월에는 디지털 치료기기의 구체적인 건강보험 수가안이 마련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디지털 치료기기 사용은 때와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아 의료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의약품과 비교할 때 환자의 병원 내원 횟수도 감소시키며 비침습적이고 생활 습관의 개선을 통한 근본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미국 시장에는 애플워치, 핏빗 등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기초대사 측정기기에서부터 뇌파를 측정해 명상이나 수면을 돕는 장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주요 선진국의 디지털 케어 추진상황
     미국은 2016년부터 혁신 의료기기 프로그램을 시행하여 의료기기의 신속 심사와 상담 등 혜택을 제공하고, 20209FDA는 디지털헬스 케어산업을 위한 심사기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우수 디지털헬스센터를 설치하여 디지털헬스와 연관된 FDA 정책 수립과 규제 정책의 국제적 조화 추진 등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20229FDA는 임상 의사결정 지원소프트웨어 가이드라인을 통해 의료기기의 임상 의사결정 기능에 대한 기준, 판단 방법, 사례 등을 제시하고 있다.
     
     독일은 201911월 디지털헬스 케어법에 따라 20204월에 디지털건강 앱(DiGA) 조례를 발표하고 의사 또는 임상심리사의 처방을 전제로 하는 전 세계 유일한 디지털 치료기기 등재 앱을 도입한 바 있다. 디지털치료기기의 치료효과를 입증하기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임시 등재 기간을 1년 정도 연장도 가능하다. 프랑스, 벨기에 등 여러 유럽 국가에서 디지털건강 앱을 벤치마킹할 정도로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다.
     
     영국은 유럽 내에서 독일과 함께 디지털치료기기 관련제도 기반이 잘 갖춰진 국가로 2008년 성인 우울장애 및 불안장애 등 정신질환 치료 프로그램 이 시작되었고, 이후 해당 프로그램에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치료가 추가되어 임상심리사 지원 하에 온라인이나 모바일 앱을 통해 심리치료를 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은 단독 혹은 의료장비나 진단검사와 결합하여 사용할 수 있고, 효과성과 경제적 영향 기준에 따라 적용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2020년 의료기기 실용화촉진 패키지전략을 발표하고 잠재시장 조기 파악과 가이드라인을 발간하였다. 20208월 아시아 최초의 디지털 치료기기 니코틴 의존증 치료 앱이 허가되고, 같은 해 11월부터 보험이 적용되었으며 제품은 병원에서 의사가 환자에게 처방하는 전문의약품 유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디지털 케어산업 성공은 빠른 시장진입이 핵심
     살펴본 것처럼 몇몇 국가에서는 자국의 디지털 치료기기 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정책 개발뿐 아니라 선 시장 후 평가 제도 즉 조건부 시장진입 후 성과 등을 통한 평가를 지향할 정도로 제품의 시장진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우리정부도 디지털 치료기기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의 연구개발 지원뿐만 아니라 제품의 빠른 시장 진입을 지원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새로운 디지털 치료기기의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발간할 뿐만 아니라 해당 산업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한 효율적이고 신속한 심사제도와 건강보험 등재 등의 포괄적인 정책설계가 선행되어야 한다. 디지털 치료기기의 세계시장은 이제 시작단계이다. 한국은 IT산업 강국이므로 지금부터라도 디지털 케어산업 진흥을 위해 정부는 적극적으로 정책수립에 나서야 한다. 제품의 시장 진입을 용이하게 하며 소비자 보호를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관련 제도 및 정책 마련에 적극 나선다면  디지털 치료기기 강국으로 한국이 새롭게 부상할 날도 그리 머지않을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 개막일인 9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앞 풍경. 전시장 내부로 들어가려는 참관객으로 붐비고 있다. 첨단 디지털 헬스 기기들도 선보일 예정이다. 

    전문위원 김진수

    전 식약처 기획관리관, 전 식약처 대전, 대구, 광주, 부산지방청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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