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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숏폼 선거운동'? 춤보다는 공약을 보여달라

    청년학생 칼럼니스트 김현주

    2024.03.20 10:26
    '숏폼 선거운동'? 춤보다는 공약을 보여달라

     지난해 12월 나경원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유튜브 채널 ‘CAST U’가 제작한 유튜브 쇼츠에 출연했다. 영상 속 나 예비후보는 외모, 재력, 지능 중 본인의 매력은?’에 지능과 외모를 꼽고, ‘본인 외모에 점수를 매기자면10점 만점에 8점을 매기는 등 유쾌한 대답으로 주목을 끌었다. 유지곤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초등학생 딸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찍게 되었다고 밝히며 국회의사당 앞에서 나루토 춤을 추는 숏폼 콘텐츠를 업로드해 700만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달성했다. 김기남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뽀삐뽀 챌린지로 시작해 띄어쓰기의 중요성 챌린지등을 연이어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며 5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의 슬릭백 챌린지’,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의 ‘MBTI 챌린지가 이어지는 등 오는 4월 진행될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숏폼을 통해 유권자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정치인들의 행보가 돋보이고 있다.

    방황하는 청년 표심 사로잡기 위한 방편이 숏폼’?
     정치인들의 이러한 숏폼 콘텐츠가 범람하는 원인이 뭘까. 개중 하나로는 친근한 이미지 형성을 통한 청년층 사로잡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3월 발행된 소셜미디어·검색포털 리포트 2023’에 따르면 20대의 약 83%, 30대의 약 74%가 숏폼을 접해 봤다고 답변했다. 숏폼 컨텐츠는 제작이 간편하고, 짧은 시간 내에 메시지를 간단하지만 강력하게 전달할 수 있다. 제작비를 절감하면서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는 만큼 전파는 훨씬 효과적이다. 특히 동영상 매체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숏폼을 통한 마케팅의 위력은 훨씬 더 높다. 정치인들이 숏폼을 통해 청년 타겟팅을 이어가는 이유다.
     특히 4월 총선을 앞두고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2030세대가 무당층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4개 여론조사업체가 진행한 NBS(전국지표조사) 22주차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18~29세 응답자 중 40%, 30대 응답자 중 39%가 무당층으로 드러났다. 2022년 대선 당시 대권을 결정할 표심의 키 포인트로 주목받아 활약한 2030 세대가 이번에도 스윙 보터의 큰 비율을 구성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청년층을 사로잡기 위해서라도 정치인들의 셀프 숏폼 마케팅은 필수적이다.

    단순한 친근함을 넘어 댄스보다 공약을 보여달라
     미국의 대선이 다가오며, 재선을 준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운동을 위해 틱톡 계정에 27초짜리의 밸런스 게임콘텐츠를 올렸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2022년 대선을 기점으로 숏폼 컨텐츠를 통한 선거운동이 보편화됐다. 당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탈모 치료 관련 공약을 15초에 담는 숏폼 콘텐츠를 업로드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역시 유튜브에 공약을 59초 안에 요약하는 숏폼 콘텐츠를 올려 호응을 얻었다. 숏폼은 이제 이미 정치권에서 주된 선거운동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유행중인 숏폼 챌린지는 대부분 정치와는 관련이 없는 내용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추구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점이 사뭇 다르다. 정치인으로서의 신념, 공약 한 줄 없는 댄스 챌린지는 결국 단순한 오락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친근한 이미지를 추구하는 것은 정치인의 오랜 미덕이겠지만, 알맹이 없는 소탈한 이미지라면 결국 유권자가 으레 알아차리기 마련이다. 다가오는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은 시민의 의견을 반영해 정치를 하는 직업이지, 연예인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새기고 싶다. 하나의 유권자로서 말하건대, ‘보다는 공약을 보여달라.

    (사진=연합뉴스) 지난 
    19일 오전 인천 주안역 택시승강장에서 모범택시기사들과 시선관위 관계자들이 투표 참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청년학생 칼럼니스트 김현주

    前 서강학보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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