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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시장의 시장 경쟁력, 정부 홀로 못 만들어

    청년학생 칼럼니스트 조유진

    2024.04.02 16:14
    전통시장의 시장 경쟁력, 정부 홀로 못 만들어

     지난 1월 민생토론회에서 대형마트 의무 휴업 공휴일 지정 원칙’(이하 대형마트 의무 휴업)이 폐기됐다. 서울을 비롯해 부산 등 전국 대형마트의 의무 휴업일이 평일로 전환되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동안 보장받던 권리의 증발과 치워졌던 경쟁자의 재등장이 달갑지 않았던 탓일까. 대형마트의 공휴일 업무 재개라는 정부 결단에 두 집단이 들고 일어섰다. 공휴일에 쉴 권리를 잃은 대형마트 근로자 집단과 불안했던 입지가 더 흔들린 전통시장 상인들이었다. 그러나 대형마트 의무 휴업 폐지에 대한 그들의 반박에는 어폐(語弊)가 있다.
     
     먼저 노동자들의 입장을 보자. 근로자의 쉴 권리는 대형마트 의무 휴업이 아니라 근로기준법으로 보장받아야 한다. 그런데 노동자들은 대형마트 의무 휴일 폐지가 본인들의 쉴 권리에 지장이 간다고 주장한다. 노동자들은 근로 시간, 연차, 연장 근로 등을 다루는 근로기준법에 의거해 본인들의 휴식을 쟁취해야 할 것이다. 만약 공휴일근로가 부당하다고 생각했다면 이 또한 노동과 관련한 법 개정의 영역이지, 대형마트 의무휴업의 영역이 아니다. 말 그대로 대형마트가 아닌 곳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공휴일에 일하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사각지대가 형성돼버리지 않는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폐지됨으로써 본인들의 시장 경쟁력에 위기가 왔다는 전통시장 상인들은 어떤가. 전통시장의 몇몇 상인들은 그나마 수요가 올랐던 관광을 악용해 본인의 이익을 취하지 않았던가. 지난 2, 한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에는 소래포구의 한 시장에서 일부 상인들이 상품의 가격을 소위 올려치기하는 장면이 담겼다. 메뉴판에 적힌 가격과 다른 가격을 부르거나 저울을 보여주지 않은 채 가격을 안내하는 모습은 누리꾼의 공분을 샀다. 위태로웠던 전통시장 입지에 타격을 입혔다는 사실이 자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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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전통시장은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밀린 채 그저 자멸하기만을 기다려야 할까?

     자본주의 시장 논리에서 수요 없는 물건이 도태되는 건 당연한 이치에 속한다. 그렇기에 도태되지 않기 위해 본인의 특색을 살려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전통시장은 (1) 값이 싸다는 점과 (2) 신선하다는 장점으로 지금까지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다. 이런 특성을 살리기 위한 예시로 앞서 문제가 됐던 소래포구 시장은 인천 남동구가 나서 불법 상행위 근절을 위해 집중점검을 벌이고, 상인회는 영업 규약을 개정했다. 신선함을 살린 예시로는 서울에 소재한 노량진 수산시장과 포방터 시장이 전통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디지털 플랫폼을 도입한 것을 들 수 있겠다.
     두 시장은 각각 배달의 민족쿠팡 이츠에 시장 내 점포들을 입점 시켜 다양한 온라인 육성 산업에 도전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식품 같은 경우는 '눈으로 직접 보고 사야 한다'는 소비자 인식이 많기 때문에 대형마트들이 그 점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지만, 실제 소비자의 생각은 달랐다. 직접 확인해 본 결과, 플랫폼에 입점한 노량진 수산시장의 매장 16  전 매장의 별점이 5점 만점에 4.6점을 기록했다. 나아가 그중 리뷰가 가장 많이 달린 상점의 리뷰를 보면, “매번 가서 직접 먹다가 처음 주문해 봤는데 신선하고 맛있다며 플랫폼의 시장 상점 입점을 반겼다. 이렇듯 소위 가성비를 내세워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돌리고, ‘신선함으로 대형마트 혹은 이커머스에 대항하는 시장들은 벌써부터 잃었던 본인의 파이를 되찾고 있는 듯하다.
     
     실제로 현재 대형마트 또한 의무 휴업 폐지와 더불어 먹거리중심 점포로 전환을 시도하며 업계에서 입지를 지키기 위해 팔방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마트는 작년 식료품과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한 연수점,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노브랜드 등을 결합한 더타운몰 킨텍스점을 재단장해 오픈했다. 재단장한 연수점은 개점 이후 약 한 달 매출이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고 한다.
     
     전통시장은 더 이상 정부 정책에 의존할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본인들의 특색을 찾고 발현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등 주체적으로 위기를 타개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정부는 지역 특색을 살리고, 우리나라의 전통성을 지키기 위해 그런 전통시장의 노력을 재정적·정책적 지원으로 뒷받침 해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한국의 전통이 살아있는 전통시장과 다른 유통업계가 건전한 경쟁을 통해 상생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5일 오후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종합어시장에서 남동구청 관계자들이 원산지 표시를 점검하고 있다. 인천시 남동구는 소래포구 일대의 불법 상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관계부서 합동으로 집중 점검을 벌였다.

    청년학생 칼럼니스트 조유진

    前 서울여대학보사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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