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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체육 시설 개방 위한 예산 대폭 늘려야

    청년학생 칼럼니스트 한지용

    2024.04.20 00:18
    학교 체육 시설 개방 위한 예산 대폭 늘려야

     서울은 인구 대비 공공 체육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시가 지난 25 학교 체육 시설 개방 지원 사업을 위해 시 예산 225000만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과연 적합한 지원 규모일까스포츠시설 전공 한국체육대학교 김미옥 교수는 지난해 9월 정책 토론회에서 서울시 공공 체육 시설은 569개로 16570명 당 한 곳이다. 전국 평균이 6217명 당 한 곳인 것을 감안할 때 서울은 타 지역보다 체육 시설 인프라 확충이 미비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공공 체육 시설, 전국 평균에 못 미쳐
     서울에서 생활 체육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인프라 부족을 쉽게 체감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체육대학교 축구, 농구, 배구 동아리 학생들은 짧게는 30, 길게는 1~2시간 걸리는 지역까지 이동해 훈련과 경기를 진행한다. 물론 한체대에 동아리 학생들을 위한 시설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다만 인근 송파구와 강동구의 체육 시설 역시 인구 대비 부족해 학생들이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한정적이다. 수요는 많지만 공급은 적기만 하다. 체육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연예인 콘서트 예매처럼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황금 시간대인 18시 이후나 주말에 장소를 대관하기란 쉽지 않다. 더구나 대학생들이 이용하기엔 가격도 결코 만만치 않다.
     
     무작정 체육 시설을 서울에 지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이미 서울은 건물로 가득해 빈 부지가 거의 없다. 또한 새로운 시설 건축은 너무 많은 예산이 든다. 이럴 때 비용을 아끼면서 스포츠 시설을 확충할 방법은 뭘까? 바로 초··고등학교 개방이다. 현재 대다수의 초··고 체육 시설은 학생들이 하교한 후와 주말에는 굳게 닫혀있다. 학교의 운동장은 물론 체육관까지 무의미하게 비어 있는 시간이 많다는 뜻이다. 서울시도 상황을 인지하고 개방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충분한 예산과 지원을 통해 더 많은 학교 개방이 절실하다.

    절실한 초중고 체육 시설 개방
     서울시가 책정한 225000만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시설 유지 및 보수를 위해 학교 당 최대 5000만원의 지원금이 지급되는데 이 금액으로는 약 50개교 밖에 지원할 수가 없다. 서울시의 초··고는 지난해 기준 2141개교다. 물론 사업이 이제 막 출발함을 감안할 때 모든 학교를 개방할 수는 없다. 그렇다 할지라도 현재 체육 시설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선 최소 500개는 새로이 개방해야 한다.

     
    서울의 자치구는 25개다. 구의 인구에 따라 숫자는 달라져야겠지만, 평균 20개 학교가 새로이개방한다면 500개의 추가 시설 확보가 가능하다. 이렇게 해도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이보다 훨씬 많은 학교의 개방이 필요하다. 시설 규모가 크고 가용한 종목이 다양한 학교, 지역 주민 접근성이 우수한 학교를 선정해 지원금을 넉넉히 지급해 초··고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안전사고와 시설 관리에 대한 우려 종식은 지역 체육회의 몫이다. 우선 안전사고, 시설 관리와 관련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인력을 충원해 관리 감독해야 한다. 또한, 책임 있는 시민들의 사용을 독촉하기 위해 시설을 대관하는 동호회나 동아리 대표들과 소통할 수 있는 업무를 강화해야 한다. 나아가 운동에 미숙한 시민들을 위해 체육회 차원에서 강습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면 지역 일자리 창출까지 가능할 것이다.
     
    진정한 스포츠 선진국을 위해
     한국을 두고 스포츠 선진국이라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월드컵이나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과 손흥민 등 프로 선수들이 우리나라를 알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진정한 스포츠 선진국이 되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많은 국민이 스포츠를 직접 즐겨야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초라한 공공 체육 시설 공급 현황을 볼 때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다. 생활 체육의 확대가 국민 삶의 질 향상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모두 아는 이야기다. 학교 체육 시설 개방 지원 확대가 절실한 이유다.

     올해 생활체육 예산은 오히려 줄었다. 2023년 6553억원에서 올해 5962억원으로 591억원(9.0%)이 줄어들었다. 이젠 체육 정책에 관심이 많다고 말하는 정치인들이 나설 때다. 이는 시민들의 체육 활동 보장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다. 말로만 체육에 관심을 표하는 정치인들이 이번에는 필요한 예산을 충분히 지원함으로써 약속을 지킬 때다.
     
    (사진=연합뉴스) 2023년 8월 5일 오전, 대전의 한 중학교 교문이 열려있다. 이 학교는 평일 방과 후, 주말에는 외부인의 교내 주차와 체육시설 이용 등이 자유로워 주민들의 왕래가 잦다. 학교 개방은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확장이 필요하다. 

    청년학생 칼럼니스트 한지용

    前 한국체육대학보 편집장 /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 26대 부회장 /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 회장단 동인회 1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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