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EK 책임경영, 혁신성장, 중견련

    로고

    하이브와 뉴진스의 치킨게임, 최우선 고려 사항은 이것

    청년학생 칼럼니스트 신지우

    2024.09.20 08:17
    하이브와 뉴진스의 치킨게임, 최우선 고려 사항은 이것

     그룹 '뉴진스'의 프로듀싱을 맡았던 민희진 전 대표가 지난달 27일 해임됐다. 어도어는 민 전 대표의 해임 이후 하이브 김주영 사내이사를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동시에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뉴진스의 프로듀싱을 지속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민 전 대표는 2개월 여의 업무 위임 계약은 자기 의사와 무관한 결정이었다며 거절했다. 민 전 대표는 "월드 투어를 준비하는 아이돌 그룹 앨범의 프로듀싱을 2개월 만에 완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놀랍다"며 단기 계약의 불합리함을 꼬집었다. 

     

    '민희진 지우기' 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

     이처럼 어도어 경영권 및 뉴진스의 제작을 둘러싼 갈등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듯 보인다. 안타깝게도 민 전 대표 대 하이브 구도였던 싸움은 걸그룹 뉴진스와 하이브 경영진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끊임없는 소속사 내홍 속 뉴진스 멤버들의 행보에 주목해봐야 할 이유다. 뉴진스 멤버들은 민 전 대표의 해임 직후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불안함과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멤버 다니엘은 "대표님 해임 후 여러모로 힘들고 고민이 많아졌다"며 답답한 심정을 밝혔고, 다른 멤버 민지도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는 제가 너무 답답했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최근 뉴진스 멤버 전원은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하이브를 상대로 민희진 대표의 복귀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기에 나섰다.

     

     뉴진스 멤버들은 이미 몇 차례 공개 석상에서 민 전 대표에 대한 애정과 사랑을 드러낸 바 있다. 멤버들은 그의 프로듀싱 능력을 신뢰하고 따르며 개인적으로도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민 전 대표의 첫 기자회견을 통해서 대중들은 그들이 단순 프로듀서와 아티스트라는 비즈니스 관계 그 이상이란 걸 알게 됐다. 하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멤버들이 민 전 대표의 해임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내는 것에서 나아가 그녀를 강력하게 지지하며 하이브와 전면 대결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은 다소 위험해보인다. 뉴진스는 지난 11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오는 25일까지 원래의 어도어를, 민 대표를 되돌려놓을 것"을 촉구했다. 멤버들은 하이브 내 뉴진스 따돌림 사례를 언급하며 새로 선임된 김주영 대표의 표리부동한 행태를 지적하기도 했다. 다니엘은 “인간적인 측면에서 민 대표 그만 괴롭혀달라. 대표님 솔직히 너무 불쌍하고, 하이브가 그냥 비인간적인 회사로만 보인다. 저희가 이런 회사를 보고 뭘 배우겠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뉴진스가 하이브를 상대로 최후통첩을 날린 데에는, 본인들이 소속사로부터 보호 받지 못할 것이며, 활동에 제약이 생길 것이란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었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25일까지 민 전 대표를 복귀시켜 달라는 요구를 하이브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어도어 이사회를 통한 민 전 대표의 해임 결정을 뒤엎고 뉴진스의 뜻에 따라 하이브의 경영진을 교체할 순 없기 때문이다.

     뉴진스는 2022년 데뷔해 4세대 걸그룹 간판으로서 큰 성공을 거뒀다. 민 전 대표의 기획력과 멤버들의 실력이 뒷받침됐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하이브의 막대한 자본와 지원, 그리고 대규모의 팬덤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뉴진스가 소속된 어도어는 전액 하이브가 투자해 설립된 회사다. 민 전 대표가 '뉴진스의 엄마'라고 불리는 것과는 별개로, 뉴진스가 하이브를 배경으로 탄생한 그룹이란 사실은 변치 않는다.

     

    '공개 저격'이란 양날의 검, 되레 뉴진스 해칠 우려도

     뉴진스는 민 전 대표와의 신뢰와 애정에 관한 문제는 잠시 내려놓고 현역 아이돌 그룹으로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이미지로 승부하는 사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중에게 어떻게 보여지는지, 즉 이미지를 잘 구축하고 관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대중들은 뉴진스가 하이브로부터 받은 부당한 대우에 대해 호소한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 결국 하이브가 승소하더라도, 혹은 민 전 대표를 복귀시키는 결정을 내리더라도 말이다. 향후 당사자들간 불안한 관계성을 기억한 대중들이 그들의 작업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지금 뉴진스가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해야할 존재는 팬들이다. 감정적인 부분들은 배제하고 대의적으로 어떤 결정을 해야 할지 신중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뉴진스는 '버니즈'란 팬덤과 뉴진스의 음악을 소비하는 대중, 또 그들에게 투자하는 주주들 모두를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렇기에 하이브와 민 전 대표 중 민 전 대표의 편에 서서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어떤 형태로든 하이브의 의사에 반할 것이란 식의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 그들은 외부적인 상황에 휩쓸리지 않고 뮤지션으로서 노래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이 본래 역할에 합당하다. 민 전 대표의 해임에 민지는 "팀의 색을 잃게 될까 봐 속상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팬들조차 민 전 대표의 기획하에서만 볼 수 있는 뉴진스를 진정 바라진 않을 것이다.

     

     민 전 대표와 경영권 다툼이 불거진 후 하이브의 주가는 급락하고 있다. 현재 뉴진스가 거두고 있는 흥행 성적은 하이브 주가를 좌지우지한다. 방시혁 의장 또한 하이브 주주들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제고해봐야할 필요가 있다. 민 전 대표가 뉴진스 멤버들과 계획한 비전이 꺾인다는 것이 곧 경제적인 피해로 이어질 것은 분명하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1일 뉴진스 멤버들이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민 전 대표 복귀를 요구하고 있다. 

    청년학생 칼럼니스트 신지우

    서강학보 사회부 기자

    소통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