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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의제 발굴로 협치하는 22대 국회 되어야

    청년학생 칼럼니스트 오소영

    2024.05.09 10:59
    다양한 의제 발굴로 협치하는 22대 국회 되어야

     22대 총선 이후 대통령과 여당은 쇄신의 움직임에 들어갔다. 정권 심판을 위해 일시적으로 결집한 시민들이 오만과 독선의 끝을 달리던 정부여당에게 경고를 날렸으니, 이제는 철저한 반성을 바탕으로 국민의 뜻에 부응할 때다. 아울러 여야는 원활한 대화를 통해, 여태 의논되지 않았던 사각지대까지도 포섭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총선 이후 한 달 가까이 여야의 모습은 기대와 희망을 품기에 여전히 거리가 꽤 있어 보인다. 

    여야는 소통할 수 있을까
     지난달 29일 국민의힘은 혁신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개최해 쓴소리를 수렴했고, 대통령은 집권 2년 만에 영수회담을 열어 야당 대표와의 공식적인 자리를 가졌다. 분명 노력하는 제스쳐였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서로 제안한 사항에 대해 어느 쪽도 기존의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R&D 자금 정책에 대한 합의도 없었고, 여야 협의체 구성에 대한 제안도 거부됐다. 주제도 한정적이었다. 시간 부족으로 저출생과 외교 관련 의제는 구체적인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후에 제2의 영수회담을 기약하는 계획도 없는 상태다.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이후 민주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밀어붙였고, 대통령실은 또다시 영수회담과 별개로 야권이 반대하는 자질 논란이 있는 인사 임명을 강행했다. 지난 3일에는 '채상병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대통령실은 거부권 행사를 시사해 변함없는 여야 충돌을 예고했다. 결국 ‘한번 만났다’는 의의 이상의 성과는 사실상 없는 셈이다. 더불어민주당도, 국민의힘도 선거 이전에 진행하던 그대로 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선거가 끝난 지 한 달이 되어가는데 실질적인 변화와 쇄신은 보이지 않는다.

    사각지대에 있는 주요 과제들: 교육, 환경, 삶
     그러나 기존 논의들에 매몰돼 시간을 까먹기에는 아직 논의조차 되지 않은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원재 경제평론가가 진행한 군집 분석에 따르면 2년  전인 20대 대선보다 22대 총선 때 유권자의 의제 성향이 훨씬 다양하고 고루 분포돼 있었다. 평등과 평화, 자유와 능력주의, 친환경 등의 의제에 약 20%씩 성향이 다양화된 반면, 정당 구성은 이를 소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말 국민에게 부응하려면, 선거 때 앞다투어 냈던 선심성 정책과 정쟁에 한정된 논의에 가려진 의제를 찾아내고 구체화해야 한다. 특히 교육, 환경, 그리고 삶의 질에 관련한 심도 깊은 정책 논의가 다시금 필요한 때다.

     그러나 선거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낸 10대 공약에 포함된 교육 관련 공약에는, 정작 근본적인 교육 환경 개선, 예컨대 입시 경쟁교육 해소에 대한 언급과 연구 지원비 증원 등을 확실시하는 내용은 없었다. 지방 대학과 수도권 대학의 불균형 발전에 대한 방안도 제시되지 않았다. 대학생에 대한 당장의 금전적 지원에 대한 공약이 제일 구체화된 이야기인데, 교육이 백년대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교육의 구조를 바꾸는 것도 금전적 지원만큼이나 중요하다. 나아가 총선이 끝나고 교육 분야는 의대 증원 문제가 다른 이슈를 덮고 있어 공약으로 내세웠던 교육 정책조차도 시행 계획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의협과의 소모적인 갈등을 대화를 통해 하루빨리 해소하고 장기적인 교육 대책을 고안해야 한다.

     나아가 삶의 질에 대한 논의도 중요하다. 한국 사회의 시간 빈곤, 번아웃, 우울증, 자살 문제는 심각하다. 최근 한국의 자살률 수치 자체는 하락했지만, 10~30대 자살 사망자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이들의 자살은 ‘우울함’ ‘직장 문제’에서 50% 이상 기인한다. 아울러 노인 자살률도 OECD 국가 평균의 2.9배로 압도적이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복지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자살은 결과적으로는 개인의 선택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삶을 비관하게 하는 사회 구조의 영향이 크다. 요컨대 구조를 개선하는, 장기적이고 큰 시각의 의제 설정과 정책 추진이 시급하다.

    국회 다양성 부족, 틀을 깨는 사고와 협치가 더더욱 중요해지다
     한편 녹색정의당이 원내 정당 진출에 실패하면서 원내 진출한 진보 정당은 진보당이 유일하다. 이로 인해 의제의 다양성이 보장되기는 더욱 힘들어졌다. 양당의 경우 지지층의 범위가 넓기 때문에 과감한 진보적이고 새로운 의제를 과감하게 밀어붙이기 어렵다. 따라서 소수 의제에 특화된 정당의 목소리가 국회에는 꼭 있어야 하는데, 상황이 어렵게 됐다. 비록 정의당이 진행하던 일부 의제, 예컨대 노란봉투법과 같은 법안은 민주당이 진행하고 있지만, 노동 및 환경 의제를 주되게 추진할 정당이 없다.

     그러니 양당의 의제 설정 책임은 더욱 막중해졌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다양한 의제를 전부 포섭할 수 있는 당이 돼야 민의의 대변이 가능하다. 그렇기에 이전의 틀을 깨고, 진영 논리에 매몰되지 않고 협치하는 것이 최선이다. 지난 한 달간 보인 보여주기식 대화 말고, 더더욱 새로운 대화,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시각으로 변화를 보여주길 여야 모두에게 바란다.

    (사진=연합뉴스) 4월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난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청년학생 칼럼니스트 오소영

    서울대학교 학보사 대학신문 활동 (2021.03-2023.05) / 대학신문 전 편집장(2022.12-2023.05)/대학신문 현 레이아웃기자(20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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