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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실에 스며든 도박, 도박에 빠지는 청소년들

    청년학생 칼럼니스트 신지우

    2024.05.13 09:57
    교실에 스며든 도박, 도박에 빠지는 청소년들

     도박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의 평균연령이 16세까지 낮아졌다. 경찰청이 제출한 ‘10대 도박 입건 현황’에 따르면, 2018년 이후 도박사범 피의자 수는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형사입건된 도박 혐의 소년범은 171명으로 2022년 대비 2.3배 늘었다.
     청소년 불법 도박의 심각성은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되온 바 있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석 상에서 “청소년을 상대로 한 불법도박 개장은 국가의 미래를 좀먹는 악질 범죄”라며 법무부를 주축으로 한 ‘범부처 대응팀’ 출범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렇듯 청소년 도박 문제는 시급하고도 중대한 사회 문제가 되었다. 중독의학계는 이미 청소년 도박 중독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경고한다.

    일상 속 노출된 온라인 불법 도박
     청소년 불법도박이 늘어나게 된 것은 온라인 불법 도박 시장의 팽창에 있다.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은 청소년이 많이 사용하는 SNS를 통해 그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악용하고 있다.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은 청소년을 타깃으로한 오픈 채팅방 등에 들어가 "가입시 게임 머니를 지급하겠다"며 홍보를 하기 시작한다. 여기에 지인을 데려오면 혜택을 주는 ‘추천인’ 시스템을 이용해 주변인들까지 도박 중독에 빠뜨리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이들은 청소년들로 하여금 불법도박을 일종의 ‘게임’으로 인식하게끔 만든다. 스포츠 도박, 고스톱, 경마나 경륜, 사다리 게임 등 온라인 불법 도박의 종류는 나날이 다양해져 청소년들의 도박 접근성을 낮추고 있다. 대체로 10초 이내로 단판에 승패가 갈리는 도박 종류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다. 즉각적인 보상과 반복된 쾌락이 청소년들을 더 빠르게 도박 중독 단계로 이끄는 것이다. 특히 불법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불법 웹툰 사이트의 대부분은 불법도박 광고 배너를 달고 운영되고 있다. 실제로 여기서 청소년이 도박 사이트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은행 계좌 개설 및 현금 융통이 가능하단 점도 범죄 요인으로 지목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청소년 불법도박이 폭력, 절도, 사기, 대리입금 등 2차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도박에 빠진 청소년들은 빚을 갚거나 도박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성매매, 마약 배달, 대출과 사채까지 손을 대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해 2차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이 138명에 달했다. 우려스러운 건 청소년 도박이 범죄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정신 건강과 대인관계, 학교생활 부적응 등의 문제를 낳는다는 것이다. 여성가족부의 조사에 의하면 전국 88만 명의 중1, 고1 학생 중 2만8000여 명이 도박위험군에 해당한다. 그 중 수면 장애, 대인관계 문제를 지닐 정도로 중독 수준이 심한 청소년이 100명 중 3명꼴로 나타났다.

    처벌 강화 및 예방 교육 필요
     전문가들은 불법 도박 광고가 판치는 불법 사이트에 대한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고 말한다. 클릭 한 번에 불법 도박 사이트로 접근할 수 있는 경로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개별 도박 사이트를 하나씩 차단하는 방식으론 부족하다.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은 차단 직후 곧바로 새로운 도메인을 생성해 파생 사이트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IP차단과 함께 불법 계좌를 정지시켜 그들의 '돈줄'을 막아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현행법상 불법 도박으로 의심되는 계좌를 정지시키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같은 지적에 정부는 현재 보이스피싱에만 가능한 계좌 지급 정지를 불법 도박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한 온라인 도박 업체들이 얻는 부당이득에 비해 처벌이 미약하단 점도 지적된다. 처벌 강화라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다.

     청소년들에 대한 실효성 있는 도박 예방 교육도 필요하다. 먼저 청소년 도박 실태 파악을 위해 전국의 모든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선별검사를 받도록 제도를 확충해야 한다. 이를 통해 도박 중독 위험성이 있는 청소년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시기에 상담과 치료를 지원할 수 있다. 또한 기존의 일괄적인 예방 교육 형태를 벗어나 청소년에게 맞춘 교육적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 전북은행은 학생들이 스스로 계좌 개설, 송금 등 인터넷 뱅킹 업무를 체험해볼 수 있는 금융 교육을 제공하기도 했다. 특히 온라인상에서 돈을 직접 주고받는 경험은 학생들이 단순 게임 머니로 인식하는 경향을 바로잡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처럼 청소년을 대상으로 돈과 금융에 대한 실제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도박과 현실의 구분이 어려운 청소년의 특성을 고려해야하는 것이다. 

     한편 경찰은 10월까지 6개월 동안 2차 특별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기간 동안 청소년 도박 범죄에 대한 특별 예방교육을 집중적으로 진행한다. 도박 범죄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중독성 범죄에 취약한 소년범을 대상으로 한 선도 프로그램도 권역별로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재범 방지를 위해 경미한 도박이나 초범인 소년범에 대해서는 선도심사위원회를 통해 훈방, 즉시심사, 입건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청년학생 칼럼니스트 신지우

    서강학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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