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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우전쟁, 특별군사작전이 한국에 주는 교훈

    전문위원 주은식

    2024.05.09 09:54
    러우전쟁, 특별군사작전이 한국에 주는 교훈

      2022224일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선전포고를 하면서 전쟁이 아닌 특별군사작전이라고 명명하였다. 이러한 명칭은 역사적, 문화적, 정치적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특별한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문화와 전통을 공유하며 러시아의 근원이 키예프 공국에 두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였고 최근에 와서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자 전쟁이라고 부르고 있다.

     여기에는 푸틴의 돈바스 접근 방식도 작용했다. 그는 유로마이단 사태 직후 군사 개입을 멈추고 외교적 해결에 주력했다. 최초 돈바스에 포격을 한 이후에도 반격의 법적 요건을 구비하고 양 공화국을 승인한 뒤 공격 명령을 내렸다. 푸틴은 확립된 법질서를 무겁게 인식한다. 그는 법치를 중시하는 정치인이었다.

    법치 근간 정치인 푸틴 대통령
     푸틴은 소련이 붕괴되는 시점에 동독에서 KGB의 정보장교로 근무했다. 상당히 명석했던 그는 소련 해체 당시 정보작전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체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귀국 후 페테르부르크대학 법학박사 과정을 밟는 중에 지도교수가 페테르부르크의 시장이 되자 부시장으로 발탁되었다. 그는 전 러시아에 탁월한 행정가로 명성을 떨치게 되었고 이어서 KGB의 후신이었던 연방보안국(FSB) 책임자로 임명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세 개의 전장인 북부, 남부, 동부에서 수행되었다. 주전장은 동부였다. 북부는 사실상 기만작전이었다. 수도 키예프를 점령하기 위해 ~4만 명만 투입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키예프를 지키고자 한 우크라이나 전략예비를 묶어두는 역할을 했다고 보는게 옳다. 이는 러시아군이 북부와 남부에서포병을 활용하지 않은 데에서 드러난다. 북부는 주민들의 불필요한 적개심을 방지하려 했고, 남부는 상대적으로 러시아 정체성을 지닌 주민들이 다수기 때문이었다.
    동부전선에서 러시아군은 엄청난 포격을 퍼부었다. 러시아군의 정통 군사이론을 적용하여 포위격멸 작전(Kesselschlacht)을 전개하였다. 사전에 러시아군은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정보전쟁을 수행했다. 선전은 양대 친러 돈바스 국가의 보호와 우크라이나의 탈군사화 그리고 탈나치화를 지향했다. 이러한 목적 달성을위하여 돈바스의 우크라이나 전투부대에 타격을 가하였다. 남부에서는 정치적 목표를 추구했다. 러시아인이 다수인 우크라이나 영토를 러시아 세계 즉 루스키미르로 편입했다. 이 점이 북부와 남부에서 융단폭격을 가하지 않았던 결정적 이유였다

     그러나 특별군사작전으로 부른 바탕에는 이러한 의미 외에도 러시아가 전쟁을 수행하면서 갖고 있던 러시아 고유의 특별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음이 드러났다.처음 푸틴 대통령이 특별군사작전이라고 했을 때는 문화와 역사적으로 동질성을 갖고 있어서 전쟁의 대상이 아니라 복속시켜야 할 작전의 대상이라는 선에서이해를 했다. 그러나 이 말에는 또 다른 의미를 담고 있었다. 러시아가 특별군사작전 또는 비전쟁적 군사행동이라고 부른 이유는 범죄 집단인 네오 나치가 국가권력의 심층에 진입한 상황을 해결한다는 경찰행동의 측면에서 바라보았기 때문이었다

    비밀공작 절차를 답습한 러우전쟁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되면서 푸틴이 발휘한 리더십에서 나오는 특징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러시아가 전개하고 있는 전쟁의 양상이 KGB의 비밀 공작(Covert Action) 절차를 따르고 있음이 드러났다. 비밀 공작은 외국정부나 단체의 정책, 통치력 등 환경 변화를 증진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비밀 활동이며 전시 적국의 전략, 전술과 대상국의 정책결정 과정 그리고 정치체제에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으로 시행된다.

     이러한 공작에는 선전, 정치 및 경제공작, 전복(쿠테타), 준군사작전의 형태로 전개한다. 푸틴은 전쟁을 개시하기 전에 주도면밀한 여건 조성과 준비를 했다. 그는 집권 초기에는 서방이 러시아를 무너뜨려 러시아 자원을 이용할 수 있음을 깨닫지 못했으나 뒤늦게 이를 깨닫고 대책을 강구하였다. 그 과정에서 푸틴은 나토 가입을 꾸준히 시도했으나 서방이 이를 거부하자 국가안보전략서를 개정하고 부대를 통폐합하는 등 정예화를 주도했다. 2013년 우크라이나가 징병제를 폐지한 이듬해인 2014년에 크림반도를 복속했다. 복속 전에 그는 크림반도에 선전요원을 투입시켜 우호적 여건을 조성하였고 주민의 의사를 존중하여 투표를 하는 등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화 하였다.

     러시아가 수행한 선전은 언론매체를 통해 의견과 정보를 전파하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러시아에 동조하도록 행동하거나 지지하도록 만들었다. 두 번째는우크라이나의 정치에 은밀히 개입하여 러시아에 유리한 정치 상황을 조성했다. 이는 정부관료와 지도자 그리고 방송매체에 접근가능한 고위 정치엘리트와 영향력있는 언론인을 포함했다. 세 번째는 석유와 에너지 등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영향력 행사로 경제적 교란을 시도하는 경제적 접근이었다. 네 번째는 전복활동이었다. 우크라이나의 지도부와 실권을 가진 정부를 친()러시아 세력으로 변경하는 시도였다. 여기에는 크림합병을 통한 세바스토폴 군항 확보로 러시아의지중해 진출 여건을 도모하는 것과 돈바스지역 반군지원을 위해 530억 루블을 사용한 것 등이다

     마지막 단계가 준군사작전인데 이는 정부가 비정규군을 편성하여 군사작전을 수행하거나 토착세력과 연합하여 대리전쟁 형태의 군사작전을 전개하는 것이다.러시아는 여건 조성을 위하여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 우호세력들을 지지세력으로 확보하여 지원하였다

    국가 목표 우선순위를 고려한 정보작전
     이러한 활동은 국가외교 정책노선에 부합되고 그 나름의 정당성이 보장되어도 배후가 노출되지 않도록 보안과 비밀유지가 필요하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그 실상은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작전활동은 러시아만의 전매특허는 아니다. 이러한 작전은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한다. 그 국가정보활동에는 국가정보활동 목표우선순위(PNIO)에 의거 시행된다
    이러한 작전양상은 대한민국 내부에도 여러 세력이 은밀하게 침투하여 여러형태의 비밀활동을 이미 전개하고 있다고 봐야한다. 이를 발본색원하는 게 우리의 주권과 국력을 온전히 지키는 일임을 인식할 때이다. 러우전쟁의 특별군사작전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사진=타스-연합 57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레믈린 궁 블라드미르 푸틴 대통령 취임식)

    (스페치얼나야 바이엔뉘이 오페라치아)

     

    전문위원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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