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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 러시아 파병...살상무기 지원으로 대응해선 안돼

    전문위원 주은식

    2024.10.30 13:14
    북 러시아 파병...살상무기 지원으로 대응해선 안돼

     북한군 병사의 러시아 파병에 대하여 한미일 국 국가안보실장들이 워싱턴에서 만나 우려를 표명하고 대응 방안에 대하여 협의를 했다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은 워싱턴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국은 북러간 군사 밀착에 단호히 대처하고 상황 전개에 따라 긴밀한 공조 하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 실장은 북한군의 병력 파견은 지난 619일 체결한 조약 때 협의한 기술 이전과 관련된 반대급부가 있을 것이며 기술 이전 정도가 확인되는 대로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즉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무기 지원 여부와 수준은 북한군의 행동에 따라 연동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러 조약과 같은 국제조약은 하원 비준과 필요 행정절차 거쳐야 효력

     푸틴 대통령은 24일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 회의 결산 기자회견에서 북한군 파병을 사실상 시인하였고 북·러간 유사시 군사조약을 언급했다러시아의 국제조약은 하원의회인 국가두마에서 3회독 후 표결 비준을 거쳐 승인을 받고 상원을 거쳐 연방 법전에 등재하고 대통령령 서명과 정부령을 거쳐 연방 정부기관 명령으로 발효한다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무엇을 할지 어떻게 할지는 러시아가 결정할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또한 “그간 서방은 무엇을 할 때 러시아나 다른 나라 등 상대국가의 동의를 구한 적이 있었나”고 되물은 뒤 "러시아는 국제법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외무성 러시아 담당 부상도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하여 그런 일이 있다면 그것은 국제법적 규범에 부합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실상 시인하는 입장을 밝혔다이로써 파병국과 수용국이 인정하여 파병 사실은 구체적으로 드러났고 우크라이나 정찰총국과 우리 국정원이 제기하였던 관련 사실은 현실화되었다이 시점에서 냉정하게 우리의 대응책을 짚어보고자 한다. 

     

    ·러 군사협약의 의미와 영향

     북한은 러시아에 파병함으로써 개의 혈맹을 확보했다하나는 중공이 국공내전간 위기에 처했을 때 만주와 북한 지역에서 재기할 수 있도록 지역인력장비를 제공하여 중공으로 하여금 북한에 빚을 지게 만들어 북중 혈맹의 기초가 되게 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러시아에 파병하여 중공이 북한에 신세진 것과 같은 상황을 만들었다전략이 나에게 불리한 상황을 유리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점에서 일단 체제의 안정을 도모하고 유사시에 대응하는 모습을 갖추었다.

     

     이에 대하여 한국은 유엔사 회원국과 관계를 강화하여 영국호주캐나다 등과 군사동맹 수준의 교류와 훈련을 확대하고 북한이 러시아산 무기 특히 핵무기와 ICBM을 고도화 했을 경우 중국 안보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러 밀착이 중국의 지배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주의를 환기하고 향후 미국의 정치 일정에 따라 한국도 핵무기를 가질 수 밖에 없음을 통보할 필요가 있다.

     

     국제정세 면에서는 미국의 대선이 트럼프 공화당 후보 쪽으로 기울게 된다면 러·우 전쟁은 트럼프가 그동안 공언해 왔던 바와 같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이러한 사실은 그동안 백중세를 이어온 스윙 스테이트 개 주에서 트럼프 쪽으로 기운 데서 드러난다이는 해리스 민주당 대선후보가 그동안 트럼프 후보의 위험성만 강조하고 구체적으로 자기 정견과 구상을 밝히기보다 바이든 정부의 정책 기조를 답습해 대국민 설득에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귀결이다.

     

     해리스 후보는 미국의 보수매체인 폭스뉴스사와 지난 16일 가진 인터뷰에서 여러 질문 중 현안 개를 제외하고 대부분 동문서답하거나 명쾌한 답변을 하지 못하여 지지세 확산에 치명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해리스 후보는 대선 후보로 지명된 후 주 가까이 언론 인터뷰에 전혀 응하지 않았고 기자회견도 열지 않았으며 유세를 따라다니는 기자들의 질문조차 받지 않았다.

     

     그 결과 트럼프 후보의 당선 확률이 56로 높아졌고 해리스 후보는 44로 낮아졌다이대로 가면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과 러·우 전쟁의 조기 종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현 전선에서 휴전이 체결될 경우 러시아와 북한은 승전국으로 행세할 가능성이 농후해진다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뺏긴 영토를 회복하지 못하고 현 전선에서 러·우 전쟁이 마무리된다면 서방과 미국은 큰 상처를 입게 된다. 러시아를 약화시키겠다는 미국의 의도는 부분적으로 달성했을지 모르지만 러시아로서는 바로 회복될 수 있는 미미한 수준이다.  

     

     이러한 대전환기에 국가전략을 올바로 수립하여 대응하지 못하면 낭패를 당할 수 있다그렇기에 우크라이나에 공격 살상무기를 지원하는 문제는 신중해야 한다방어용 무기도 우리가 직접하기보다 제국을 통해 우회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으며 미국 대선의 결과와 종전 시기무기 지원 종류와 수량 및 수송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한다

     

    국가 전략과 정치적 리더십

     집단방위 동맹세력이라는 나토의 아시아 확장 정책은 아시아 안보에 대한 나토의 기여를 전제했다고 보기 어렵다. 러·우전에서 드러난 그들의 역량 부족을 보충하려는 의도로 판단해야 한다. 러·우전은 실질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따라서 나토 확장에 참여하는 건 국가 미래가 걸린 중대사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국제정치는 명분도 중요하지만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미국의 국제정치학자인 한스 모겐소는 국제정치(politics among the nations)에서 국가는 국가 이익에 따라 행동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에 따라 현시점에서 공격 무기 지원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심각히 훼손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게 된다

     

     한국은 미국 대선 후 미·러가 협의를 통해 원만히 종전으로 향하는 상황을 고려하며 정책을 수립하고 운영해야 한다. 누가 뭐라 하여도 우리는 그 전쟁의 당사자가 아니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전쟁 당사국이 발신하는 모든 정보는 냉정하게 확인 분석하고 절제있게 대응해야 한다. 어떤 경우라도 흥분하거나 강경할 필요는 없다. 자칫 섣부른 대응이 종전 후 우리의 행보에 심각한 장애를 만드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한국은 그동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 진영 사이에서 적절하게 상황을 관리해 왔다. 따라서 종전이 임박한 시점에서 그간의 노력을 헛되게 하는 잘못된 선택으로 종전 후 관계 정상화에 걸림돌이 되게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명심할 때이다. 

     

     국가의 외교 정책은 당장의 현안을 강조하는 정치 체제에 의해 실행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장기적 방향성의 구상 속에서 국가 대전략과 외교 정책 간의 조화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할 수 없다. 한국은 더이상 일인당 국민소득 100달러의 나라가 아닌, 일정한 역량과 대안을 지닌 나라다. 따라서 일극 체제에서 다극 체제로 변화하는 대전환기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만드는 게 국가의 책무임을 깊이 각인하고 그 역할의 확대를 위해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

     

    (사진=EPA 연합뉴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소통 보좌관이 23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군인들의 우크라이나 도착 및 러시아군 합류 가능성에 대해 시인하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전문위원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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