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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틴 “벨라루스에 극초음속미사일 배치…적 영토에 완충지대 만들라”

    전문위원 이상현

    2025.03.15 11:18
    푸틴 “벨라루스에 극초음속미사일 배치…적 영토에 완충지대 만들라”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유럽은 오히려 군사적 옵션을 강화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11일(이하 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고위급 회담 후 우크라이나 전쟁을 30일간 휴전하는 방안에 전격 합의했다. 미국은 곧바로 우크라이나에 정보와 무기 제공을 재개했다. 

     

    합의 직후 미국의 대통령 특사가 14일 모스크바를 향했다. 특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제다 합의를 설명하고 동의를 촉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 노력에 감사를 표했지만, 동의와는 결이 달랐다. 앞서 서방이 시간을 벌기 위해 거짓 평화를 연출한 전적이 많은 만큼, 러시아가 줄곧 주장해온 근본적인 해법에 진지하게 나서라는 뉘앙스다. 특별히 미국이 유럽이나 우크라이나를 이용해 계속 러시아를 괴롭히려는 의도가 보이는 와중에 대화가 쉽지 않다는 점도 에둘러 표현했다. 러미 사이의 전략적인 협력을 위한다면 진정성과 더 큰 합의를 위한 구체성을 보여달라는 메시지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벨라루스와 일체감을 높여 극초음속 미사일 배치와 우크라이나 영토 내 완충지대 구축 등을 선포했다. 서방이 구체적 평화 입장을 내지 않으면 우크라이나 영토를 잃을 수도 있다는 메시지로도 읽힌다.

     

    프랑스, 미국 대신 키이우 미사일 좌표 제공…영국과 함께 유럽 재무장 주도 

    유럽은 프랑스를 중심으로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가시화 하고 있다. 회원국 일부의 강한 반발과 각국 의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인 ‘유럽 재무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러시아 측이 입수한 첩보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원국들은 러시아의 해저 파이프라인과 유조선, 곡물을 실은 화물선 등을 겨냥한 테러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나토 유럽 지부는 러시아 선박의 항해 장비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연습하고 있다. 

     

    나토 회원국 해군이 발트해의 러시아 항구와 항행의 자유를 더욱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러시아는 러미간 대화 복원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영국이 노골적으로 우크라이나 협상을 방해, 러미 관계 정상화를 방해하는 데 주력한다고 본다. 

    바이든 정권에서 반러 입장으로 돌아서 나토에 가입한 핀란드 역시 반러 대응에 적극적이다.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겸 해군대학 총장은 최근 러시아 잡지 <국방>과의 인터뷰에서 “핀란드는 1939년처럼 다시 한번 나토의 후원을 받아 러시아 침략의 잠재적 발판이 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헝가리 등이 제재에 동의하지 않으며 결렬 위기에 놓이긴 했지만, 유럽은 이미 16차 러시아 제재 패키지를 발표했다.

     

    잘 안통할 줄 아는 미국…러시아 압박 기조 분명

    미국은 “러시아가 침공할 거란 나토 주장에 동의하지 않아. 다만 우린 러시아와 싸워 충분히 이길 수 있고 러시아를 괴롭힐 수단도 차고 넘쳐. 하지만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어”라는 복합적 메시지를 러시아에 보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표현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회담에서 긍정적인 진전이 있어 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 11일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미국이 러시아에 압박 수단을 가지고 있지만 워싱턴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같은 취지로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그러면서도 “미국은 아직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가능성을 유럽과 논의하지 않았다”며 “유럽은 자체적인 제재를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할지는 그들이 결정해야 한다”고 여지를 뒀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워싱턴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 압력을 최고 수준으로 높이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갈등 양측에 최대한의 압박을 가해 합의 협상을 성공시키려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비공식적(소셜미디어)이긴 하지만 “러시아가 휴전하고 평화 협정을 체결할 때까지 은행 제재와 더불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푸틴 “시간벌기용이라면 대화 접어야 할 것”

    13일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회담한 푸틴 대통령은 양국이 서로의 영토에서 상대 국가 국민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인정하는 연방국가의 비전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극초음속 미사일 오레쉬닉(Oreshnik, 러시아 말로 헤이즐넛)을 벨라루스에 배치한다는 내용은 회담 뒤 나온 얘기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미국을 자극하는 말은 삼갔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적대 행위를 중단한다는 제안에 동의하고, 휴전이라는 아이디어에도 동의한다”고 했다. 다만 “결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적대 행위 종식을 누가 내릴지, 그 대가가 뭔지 불분명하다는 것이 첫 번째 쟁점이다. 젤렌스키가 스스로 자국 헌법에 “러시아와 회담 하지 않는다”고 명시해놓은 상태에서 미국과 휴전에 합의한 것은 너무나 뻔한 ‘시간벌기용’ 시늉이라는 것이다. 임시 휴전을 강제 동원과 무기 조달을 위한 시간 벌기로 활용할 수 있는데, 그걸 어떻게 통제할 것인 지가 해결돼야 미-우 간 합의에 러시아도 동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무엇보다 적대 행위 중단이 장기 평화와 위기의 근본 원인의 제거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휴전의 전제도 얘기해야…”우리 공격계획 다 알고 있거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언론인들의 혼란을 해소하고자 좀 더 명확한 표현을 썼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은 민족주의적, 나치주의적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기 때문에 안보 보장을 위한 우크라이나군 강화는 위험하다” 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지역 평화의 조건은 이미 다 알려졌고, 우크라이나가 그걸 지키는지 문제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2일 우크라이나 당국이 먼저 민스크 협정을 준수해야 했으며, 스스로 서명하려다가 영국의 개입으로 그만 둔 2022년 이스탄불 협정도 상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들은 부정행위를 할 때마다 진다. 이 과정은 현재 진행 중”이라며 미-우간 30일 휴전안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마리오 나우팔과 래리 존슨, 앤드류 나폴리타노 등 미국 블로거들과의 인터뷰에서 “평화유지군을 포함해 어떤 형태로 어떤 국기를 달든 우크라이나 영토에 나토군이 주둔하는 것은 러시아에 대한 위협”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과 영국은 우크라이나 주변 갈등이 계속되기를 원하며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공격적인 행동을 취하도록 ‘뭔가’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극초음속미사일과 완충지대 점령 압박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3일 “EU는 러시아 제재를 완화할 논의조차 안 하고 오히려 새로운 제재 패키지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또 “프랑스가 우크라이나 군대에 헤르손 지역의 벨리키 코파니 마을 시장에 대한 공습과 관련된 위성 데이터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목표물에 대한 위성 추적은 유럽 통신위성기구의 프랑스 위성이, 유도는 프랑스 정찰위성 CSO-3이 각각 수행했음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9일 하이마스 중거리미사일로 민간인 지역인 시장을 포격했고 이 공격으로 6명이 사망했다.

    종합해 보면, 휴전 문제는 관세 부과나 희토류 개발 협력처럼 간단치 않다는 점이 드러난다. 푸틴 대통령은 실제 “러시아는 ‘현장’ 상황에 따라 갈등을 종식시키기 위한 다음 단계를 협상할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유럽과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계속 공급하면서 30일간 휴전을 하자는 것을 뻔한 속셈이라 인식하고 있음을 밝힌 셈이다. 그는 “쿠르스크 우크라이나 무장세력은 항복할지, 죽을지 선택하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13일 군복을 입고 이 지역을 방문, 게라시모프 군 총참모장에게 “완충지대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완충지대는 러시아땅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땅에 만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사진=타스 연합뉴스)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크렘린을 방문,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극초음속미사일 벨라루스 배치, 양국간 선거권을 포함한 연방국가 비전을 공유했다. 

    전문위원 이상현

    스푸트니크 한국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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