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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대선 결과 무엇이든...러, “미국과 외교 대화 재개될 것”

    전문위원 이상현

    2024.11.06 13:20
    미 대선 결과 무엇이든...러, “미국과 외교 대화 재개될 것”

     러시아는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 누가 대통령이 되든 우크라이나 전쟁을 쉽게 끝낼 의지가 없다고 본다. 그렇기에 대선 후 오히려 대러 공세를 강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강한 경고를 보냈다. 다만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대리전 파트너로 삼고 강력한 하이브리드 전쟁을 주도해 왔지만, 패색이 짙어진 우크라이나가 꼼수 없는 평화 협상에 임할 경우, 러시아는 미국과 전향적인 대화에 나설 뜻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서아시아(중동) 분쟁에 러시아를 비롯한 브릭스 국가들이 적극 나서 중재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밝혔다.

     

    “미, 대러 관계 단절 의지까지는 아냐…곧 새 주러대사 임명할 것”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국 대선 당일인 5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 <스푸트니크>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간 ‘러시아 혐오(루소포비아)’에 대한 합의를 주요 동력으로 삼아온 미국의 지배 엘리트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에 대한 하이브리드 전쟁의 중요한 수단으로 여겨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정직한 협상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즉시 미국과 동등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양국간 외교적 위기는 분명하지만 단절 수준은 아니며, 적절한 시기에 외교적 대화가 재개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와 미국은 모두 핵 강국으로, 이는 외교적 접촉을 의무화하는 특별한 책임을 의미한다”고 세계 최강대국인 양국의 책무를 강조하면서 “심각한 외교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단절할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며, 이런 사고방식이 지속된다면 적절한 시기에 모스크바에 새로운 대사가 임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미국 대선 이후 새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서아시아 중동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을 적극적으로 멈출 의지나 역량이 부족하다면 러시아와 브릭스 회원국들이 적극 나서서 지구촌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나토 이미 참전중…러 본토 공격 받으면 나토 전체와 전면전”

     특히 나토가 러시아를 패배시킬 수 있다고 보고 전쟁을 이어가려 한다면, 러시아는 이를 침략으로 규정하고 모든 역량을 동원해  반드시 막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는 안보 보장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 나토 동맹 또는 그 회원국의 침략에 적절히 대응할 것인 만큼 나토는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나토나 개별 나토 회원국이 러시아에 공격적 행동을 취할 경우, 유엔 헌장에 명시된 대로 러시아의 주권적 자기방어권과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완전히 준수해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대서양이나 영국 해협 너머에서는 아무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토의 공격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에 서방 전체가 영향권에 들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무엇보다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장거리 무기를 사용, 러시아 영토 깊숙이 타격을 가한다면 이를 바로 나토의 참전으로 본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것은 우크라이나 뿐만 아니라 나토 국가도 러시아와 공개적으로 싸우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그들은) 더 이상 '용병', '자원봉사자', ‘교관’, '거짓 깃발 아래 있는 다른 사람들’이라는 점을 숨겨온 사실을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며 이미 많은 집단서방 국가들이 현직 군인들의 신분을 속여 용병 자격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러시아, 브릭스 역량 동원해 서아시아 위기 중재

     우크라이나 전쟁 해법뿐 아니라 팔레스타인 전쟁 문제 해결의 중요성 또한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2023년 10월에 시작된 이 위기의 첫날부터 브릭스 국가들은 가자 지구 시민의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연대하기로 했고, 같은 해 11월21일 비상 정상회담을 열어 조기 휴전과 피해자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촉구하기로 합의했다”며 브릭스 회원국들의 총의와 잠재력을 집결해 문제 해결에 활용할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가자 지구 주변의 위기가 브릭스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게 되는 과정의 촉매가 됐다”면서 “공인된 국제법적 기반에서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공정한 해결책을 위해 브릭스 회원국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빨리 해결될수록 중동 전체의 상황이 빨리 개선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브릭스 정상들의 하나된 입장이 지난 10월 러시아 카잔 정상회담 선언에서 재확인됐고, 마흐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대통령이 이런 브릭스 주도의 확대된 평화정착 방안에 부분에 참여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가자 지구 주변 위기의 해결은 중동 상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휴전 및 포로 교환에 관한 협정을 협상하려는 미국의 노력은 이미 막다른 길에 이르렀을 뿐 아니라 계속 악화돼 레바논, 시리아, 이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타스 연합) 5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진행된 해외 외교관에 대한 신임장 전수식에 참석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전문위원 이상현

    스푸트니크 한국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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