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세대 노인 진입 코앞, 적극적 노인 체육 활성화 필요
청년학생 칼럼니스트 한지용
2025.01.06 16:03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생)’의 노인 진입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주민등록인구 통계에 따르면 55세에서 64세~1969년생은 846만 명을 넘는다. 현재 1969년생 다수가 만 55세인 점을 고려할 때, 10년 후 이들은 모두 노인(65세)이 된다. 그 사이 법이 개정돼 노인 기준이 바뀔 수도 있으나 이들이 가까운 시일 내에 ‘어르신’이 된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체육계는 86세대 노인 진입에 대한 대비가 미흡한 모양새다. 지난해 국정감사 기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현재 대한체육회(회장 이기흥) 내 노인 체육 전담 인원은 1명 뿐”이라고 지적했다. 청소년 체육 전담 부서 인원이 8명이라는 점과 대조적이다. 꿈나무들의 신체 활동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초고령 사회가 공식화된 한국의 체육회가 노인 체육 전담 인원이 1명 뿐이라는 점은 충격적이다. 대한체육회 홈페이지 기구표에 ‘생활체육본부’ 아래 ‘생활체육부’, ‘스포츠클럽부’, ‘청소년체육부’는 존재하지만 ‘노인’ 관련 부서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기대 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윤택한 노년을 국가가 보장해야 함이 마땅하다. 체육 활동이 노인 건강과 행복을 증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는 자명하다. 2022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65세 이상 인구의 건강보험 진료비’가 무려 44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전체 진료비의 43%에 달하며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다. 막대한 진료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노인들의 건강 증진이 필수적이며 이에 대한 대안은 당연히 체육 활동이 될 수밖에 없다.
대한체육회는 하루빨리 노인 체육 전담 부서를 신설해 급증하는 노인 인구를 대비해야 한다. 나아가 많은 노인이 원활하게 체육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노인전용스포츠클럽’ 창단 및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대한체육회는 현재 스포츠클럽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체육 활동 진흥을 위해 운영되는 법인 또는 단체를 지원하는 제도다. 일정 기준을 갖추면 시설 사용료 감면과 같은 금전적 혜택이 주어진다.
대한체육회는 노인으로 구성된 스포츠클럽에 대한 자격 요건을 완화해 노인 전용 스포츠클럽의 창단을 유도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체육회, 노인회 등과 협업을 통해 이들을 노인 전용 스포츠클럽 창단 주체로 만들도록 하고 실제 노인 체육 활성화의 주체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노인들이 자체적으로 스포츠클럽 제도를 숙지하기 어려운 만큼, 대한체육회 산하에 있는 지역 체육회 역시 노인 전용 스포츠클럽 창단 및 운영을 위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
운동이 노인 우울증 감소, 인지 기능 저하 등 정신적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많은 노인이 건강뿐만 아니라 우울증, 외로움과 같은 정신적 문제도 호소하고 있다. 노인들의 스포츠클럽 활동이 신체적 건강을 증진시킬 뿐 아니라 그들의 정서적 어려움까지 달래줄 최적의 수단이 될 가능성도 크다. 가장 많은 인구 비중을 차지하는 86세대가 노인으로 접어든 지금이 대한민국 노인 체육 활성화를 위한 골든타임이다. 대한체육회의 전향적 자세를 기대해 본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해 7월 11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노인들이 장기를 두거나 휴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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