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위원 주은식
2025.02.19 15:33군사 안보적 변화 및 그 영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한반도를 포함한 전 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지향하는 신질서는 동아시아, 북미, 북극, 중동 등 전 세계를 망라하고 있다. 그중 한반도 및 동아시아에 미칠 영향과 그 변화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미국의 동아시아에 대한 영향력 확대 목적은 중국의 군사적, 경제적 대외 확장력을 제한하고 공급망을 재편하는 데 있다. 이 목적에 한국은 가장 긴요한 지정학과 지경학의 국가가 되어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아시아에서 절대적 우위 확보를 위해 여러 수단을 한국에 강화할 것이다. 특히, 미국 및 동맹국에 대한 미사일 방어 체계 고도화를 위한 행정명령을 통해 미니트맨3, 사드, 패트리엇 등의 배치 확대를 신속히 추진하려 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중국을 포위하기 위한 미사일 방어 시스템 및 주한미군의 주둔을 강화하는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여기서 한국의 군사전략적 중요성과 미사일 방어 체계 강화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계획과 조치는 서해를 내해화하려던 중국의 계획에 심각한 좌절을 맛보게 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에 미사일 방어체계 강화에 더해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그간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방조 또는 방관으로 일관한 중국, 나아가 러시아에 대한 책임 추궁의 성격도 있다. 따라서 이의 현실화는 중국의 군사적 확장을 강력히 제한하고 러시아를 견제하는 효과도 거두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입지가 한층 강화될 것이며 미국의 대중국 동아시아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한국에는 강력하고도 역사적인 기회 요인이 될 것이다. 한반도가 대륙 국가를 바라보고 있을 때 그 나라는 번영하지도 평화롭지도 못하였다. 그러나 해양 국가를 지향한 이후 번영과 풍요를 누리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명확하다. 반칙과 끝없는 탐욕으로 G2에 오른 중국을 주저앉히는 게 제일의 목표이며 그와 병행하여 미국을 세계 최강의 경쟁 우위 국가(MAGA)이자 제조업 중심 즉 실물 경제의 중심 국가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취임 전부터 파나마 운하,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캐나다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군사적 위협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의 이러한 위협은 미국의 경제, 안보를 위한 미국의 핵심 이익은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중국의 일대일로 강화로 인해 유사시 미국 동부에서 서부로 가는 수송로가 통제될 위험에 처하자 미국의 파나마 운하 이양 시 전제 조건이었던 중립 운영 서약 위반을 빌미 삼아 파나마 운하에 대한 통제를 다시 찾겠다고 하였다. 그에 따라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취임 후 첫 방문지가 파나마가 되었다. 그 회담의 결과 파나마 정부는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미국 정부의 화물선에 대해 무료 통행을 약속하였고, 그 며칠 뒤 파나마 정부는 중국과 맺었던 일대일로의 협정 파기를 통보하기에 이른다. 참고로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미국 화물선의 총량은 전체 통과 물동량의 72%나 된다.
산업 경제적 변화 및 그 영향
트럼프 대통령의 산업 경제적 신질서는 부분적으로는 일방주의적 요소가 있으나 그 질서의 뼈대는 확장적 질서, 즉 자본주의와 상호주의를 기반으로 추진하게 될 것이다. 각국이 미국에 제공하는 만큼의 대가(인센티브)를 나누는 형식일 것이다. 나아가 미국이 추구하던 전통적인 수직적 질서도 선택적으로 완화해 갈 것이다. 예컨대 미국에 전략적 가치가 축소되는 곳에는 자치의 확대가 뒤따르게 될 것이다. 미국의 일방주의가 완화되고 개별 국의 자치가 확대되는 것은 역량 있는 국가에는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나아가 미국이 필요한 뭔가를 지니고 있는 국가는 미국과 적절히 이해를 결합할 수 있으므로 또 다른 기회 요인을 갖게 될 것이다.
‘트럼프의 미국’은 기후 위기를 부정한다. 이는 의제에 대한 호불호의 문제가 아니라 과학에 근거한 인식의 차이라 할 수 있다. 그에 따라 화석연료 에너지 순 수출국 지위를 회복하게 될 것이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산업 국가엔 에너지 가격 하향 안정에 따른 경기 회복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다. 둘째 중국을 겨냥한 국제 공급망 재편이 서서히 진행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기회 요인이 클 것으로 예상하며, 그 외 중국을 제외한 브릭스 국가 및 글로벌 사우스에는 산업 진흥의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 셋째 한국은 미국과 동맹국이자 첨단 산업국으로서 방위산업 분야의 협력이 추진될 것이다. 미국은 해군의 군함 건조와 해안경비대의 경비함 건조를 미국 기업만이 미국에서 할 수 있게 법률로 규정하고 있다. 이 법률이 개정되는 과정에 있다. 그 내용 중 중요한 한 부분은 미국의 군함 건조 등이 동맹국도 가능하도록 해당 법률을 개정하고 있다. 나아가 동맹국 중에서도 양국 간 상호방위조약 체결이 된 국가로 제한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조건은 우리에게 안보적 산업적 기회가 돼야 한다.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러시아 우크라이나 간 충돌을 종결하려고 한다. 나아가 그 외 세계 신질서도 협의하고 있다. 그 협의 과정은 비교적 원만히 진행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의 두 지도자가 지향하는 세계 신질서는 그들의 정치철학만큼이나 차이가 없다는 점을 우리는 인식할 필요가 있다.
61년 역사를 지닌 뮌헨안보회의(MSC)가 지난 17일 개막되었다. 유럽안보회의는 여전히 글로벌리스트가 주도하고 있지만 그 의제는 확 바뀌었다. 지난 10년 여 주요의제였던 기후위기,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등은 사라졌다. 그 자리에 러우 전쟁의 종결, 군비 통제, 사이버 안보, 테러리즘, 국제적 갈등 해소가 의제로 논의되었다. 그 토론을 이끈 중심에는 자유와 전통을 지키려는 보수주의자들이 있었다. 주빈국 총리인 독일 사민당의 올라프 숄츠와 EU의 정치지도자들은 잔뜩 위축된 모습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러우전의 중요 당사자임에도 종전 협상에서는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 이번 뮌헨안보회의 의제조차도 그들이 원해서 그렇게 정한 건 아닐 것이다. 거기에 더해 독일, 영국, 프랑스, EU 등의 정치 지형이 급격히 보수화되고 있다. 따라서현재의 EU 및 유럽 주요국 정치지도자들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있다.
그러나 모든 게 기회일 수만은 없다. 현재 우리에게는 심각한 위기 요인이 있다. 세계가 대전환기에 직면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을 때 한국 정치는 국내의 기득권을 놓고 싸움질에 여념이 없다. 그건 언론도 학계도 관료 사회도 하나같이 다르지 않았다. 오늘날 한국의 정치인, 언론인, 학자, 관료 등을 대상으로 한국의 정체성이나 한국이 앓고 있는 병증은 무엇이며 그걸 극복할 비전이나 방법 등을 물으면 준비된 답을 내놓는 사람을 찾는 게 쉽지 않다. 즉 공적 책임을 지닌 사람들에게서 국가나 시대에 대한 강한 문제 의식을 느낄 수가 없다. 따라서 무엇보다 큰 위기 요인은 전술한 기회를 확대하고 강화하며 또 다른 위기 요인을 축소할 국가 비전과 그 실천 전략이 오랜 시간 한국 사회에 부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라도 일방적 주장에 불과한 검증할 수 없는 정책과 정치를 앞세운 선동을 국민 다수가 저지해야 한다. 논증 가능한 합리적인 정책으로 국익 확대와 국가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한결같은 정치인을 지지해야 한다. 나아가 우리는 변화하는 국제 신질서를 올바르게 이해해야 한다. 변화는 분명한 기회이지만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는 위기로 돌변할 수 있음을 깊이 인식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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