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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몰만 팝니다”…‘뼈말라’ 추구미 저격한 브랜디멜빌

    청년학생 칼럼니스트 신지우

    2025.02.19 09:20
    “스몰만 팝니다”…‘뼈말라’ 추구미 저격한 브랜디멜빌

     최근 한국에 상륙한 글로벌 패션 브랜드 '브랜디멜빌'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브랜디멜빌은 마른 체형의 젊은 여성만을 위한 '원사이즈' 의류를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과 유럽에서 브랜디멜빌의 패션은 이미 ‘젠지(Gen Z, 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의 교복처럼 여겨지고 있으며, 블랙핑크 제니와 로제 등 인기 스타들이 착용하면서 국내에서도 이름을 알렸다. 

      지난달 3일 서울에 국내 첫 매장을 오픈 하자마자, 브랜디멜빌은 성수동의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았다. 입구에 늘어선 긴 줄, 아동복을 연상케하는 작은 사이즈, 영어로 안내하는 외국인 직원들까지 생소한 광경에 열광하는 젊은 고객들로 북적인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중국, 일본, 홍콩에 이어 네 번째 진출국이다. 브랜디멜빌의 인기가 세계적으로 퍼져 나가는 것과 동시에, 소비자들 사이에선 다양한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마른 체형의 미학을 추구하는 브랜디멜빌의 철학과 운영 방식이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다. 
     

    패션이 아닌 '체형 기준'을 판다? 
      브랜디멜빌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상품이 XS~S 사이즈만 존재하는 '원사이즈 정책'을 따른다는 점이다. 대부분 기장이 짧은 크롭티, 딱 붙는 나시와 가디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단순히 디자인 콘셉트를 넘어, 팔고자 하는 고객 타깃을 분명히 한다. 어리고 마른 여성만이 브랜다멜빌의 옷을 입을 수 있다는 메세지를 전하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10대 사이에서는 "브랜디멜빌의 옷을 입을 수 있느냐"가 인기의 척도로 여겨지며, 브랜디멜빌의 패션을 소화할 수 있는 마른 체형을 하나의 특권처럼 인식하는 문화가 탄생했다. 이들은 날씬한 몸매를 과시하기 위해 브랜디멜빌의 옷을 입고, 이러한 여성들은 SNS상에서 '브랜디걸'이라고 불리며 부러움을 산다. 
     

     이러한 흐름은 소비자들에게 지나친 체형 강박을 심어주고, 섭식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중국에서는 '브랜디멜빌 소녀의 이상적인 체중표(BM Girls' Ideal Weight Chart)'가 SNS에서 퍼지며, 여성들이 이 기준에 맞추기 위해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감행하는 사회적 현상이 나타났다. 160cm의 여성은 43kg이어야 한다는 해당 기준은 신체질량지수(BMI) 16.8로, 의학적으로 저체중 수준이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른바 '브랜디멜빌 챌린지'로 불리는 콘텐츠가 확산되면서 체형 비교와 외모 경쟁을 부추기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백인 중심의 마케팅, 인종차별 의혹도 

     브랜디멜빌이 내세우는 이상적인 모델 이미지가 지나치게 획일적이란 지적도 나온다. 브랜드의 공식 SNS에는 대부분 금발의 백인 10대 소녀들이 등장한다. 또 광고 모델뿐만 아니라 매장 점원으로 날씬한 금발의 백인 여성만을 고용해 논란을 일으켰다. 다양한 인종과 체형을 고려한 마케팅 전략은 찾아보기 어렵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전형적인 백인 10대 소녀가 아닌 직원은 해고하라"는 지침이 존재했다는 내부 폭로가 나오면서 소송이 제기된 바 있다. 일부 전직 직원들은 "매일 전신 사진을 찍어 본사에 보고해야 했고, 기준에 맞지 않는 외모를 가진 직원들은 해고됐다"고 증언했다. 백인 직원들은 매장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반면, 비백인 직원들은 창고 업무를 맡았다는 폭로도 나왔다. 이러한 운영 방식은 과거 인종차별 논란으로 몰락한 브랜드 ‘아베크롬비앤드피치’를 떠올리게 하며 '제2의 아베크롬'이라 불리기도 한다. 
     

     국내 첫 매장에서도 한국어가 불가능한 직원을 배치하고 '환불 불가' 정책을 내세워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으로 구성되어 있어 언어 장벽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고객들은 "직원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없었다"는 후기를 남겼고, 외국인 직원이 한국인 손님을 응대하는데 진땀을 빼는 등의 장면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반면 한국인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적어 다수의 고객을 동시에 응대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또 계산대 앞에는 "제품의 반품은 불가하며, 제품 또는 매장 크레딧(적립금)으로 교환만 가능하다"는 공지문이 붙어 있으며, 이는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책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브랜디멜빌이 던지는 질문 

     브랜디멜빌의 성공은 사회가 특정한 미의 기준을 어떻게 소비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패션은 다양성을 포용하고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어야 하지만, 브랜디멜빌은 특정한 외모와 체형을 이상화하며 소비자들에게 지나친 피로감과 강박을 심어주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브랜드의 운영 방식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소비자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브랜드를 선택해야 한다"며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럼에도 유행에 민감한 10대~20대 여성들의 브랜디멜빌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영어에 능하고 날씬한 여성만이 브랜디멜빌의 옷을 입을 수 있다는 인식이 그들의 과시욕과 자만심을 저격한 것이다. 결국 문제는 소비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우리는 패션을 통해 무엇을 소비할 것인가? 브랜디멜빌의 한국 진출이 성공적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브랜디멜빌 SNS 캡쳐.

    청년학생 칼럼니스트 신지우

    서강학보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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