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위원 도응조
2025.02.28 10:53지난 26일(현지시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전체 국무회의가 열렸다. 트럼프는 일론 머스크를 참석시켜 정부효율성부서(DOGE) 활동을 설명하게 했다. DOGE가 아직 정부의 공식 부처가 아님에도 2기 정부의 핵심적 기구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 그 수장을 맡게 되는 머스크에게 사실상 트럼프 2기 정부의 핵심 비전과 계획, 목표를 설명하게 한 셈이다. 머스크는 이대로 가면 미국은 파산한다고 했다. 어떤 장관이 “불만이 있는 사람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트럼프 미 대통령은 반농담으로 “여기서 불만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내쫓겠다”고 말했다. 각 장관은 부처의 공무원을 책임져야 한다. 따라서 연방정부 공무원 수를 줄이는 것에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담겼음을 확인해주는 모습이었다.
정부조직 개혁 통해 ‘수학전쟁’ 시동 건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일찍이 머스크를 통해 “연방정부에 대해 전체적인 감사를 해서 과감한 개혁을 위한 권고 사항을 찾아낼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개혁은 <프로젝트 2025>에서 제시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보인다. 개혁의 핵심은 첫째, 정부 적자 감소이며 둘째, 규제 완화이다. 이를 위해 머스크는 DOGE에 젊은 AI, 컴퓨터 전문가들을 편성했다. 에드워드 코리스틴(19, 고졸), 아카쉬 보바(21, 인사관리전문, 내부 데이터베이스 해석), 루크 패리터(23, 전 스페이스-X 인턴)을 비롯해 고티어 콜 킬란(24), 개빈 클리거(25), 에던 쇼트런(25) 등이 핵심 구성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을 “천재이자 애국심으로 뭉친 젊은이들”라고 칭했다.
이른바 ‘수학 전쟁(war of mathematics)’을 본격 수행하고 있다. 참고로, AI는 곧 수학이다. 지난 5년 동안 필자가 줄기차게 요구했음에도 한국은 여전히 프로그래머에게 AI를 개발하라고 하는, 아마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일 것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조차도 오늘날 전쟁은 “수학자의 전쟁(war of mathematician)”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아마도 본질을 아는 지도자이기에 트럼프 미 대통령과 푸틴 러 대통령이 손잡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어쨌든 본론으로 가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부 적자에 관한 시각은 간단하다. 만일 지나친 정부 지출이 지속되면 미국은 파산한다. 그래서 정부의 지출 낭비, 비효율성을 줄여야 한다. 이렇게 되면 파산은 피한다고 본다. 최근 폭스뉴스에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나온 머스크는 “이자율이 높은 것은 미국 빚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시민에게 빚을 팔려고 혈안이니 이자율이 높은 것이다. 적자를 줄여나가게 되면, 사람들을 위해 놀라운 상황이 만들어진다. 인플레이션도 줄고, 이자율을 낮출 수 있게 된다. 모기지 대출 상환금, 신용카드 할부금, 차량 할부금, 학비 대출 상환금 모든 것이 낮아져서 사람들이 살 수 있게 된다.”라고 확언했다.
(그림=년도별 미 연방정부 적자규모는 파란색(blue color)선, 중간의 빨간색(red color)은 트럼프, 일론 머스크가 축소하려는 2조 달러(two trillion dollars)선 - 이를 통해 적자축소를 지향함)
전략적 시각에서 보자면 바이든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다. 전략적 시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위 그래프를 보면서, 본질적으로 두 정부 모두 미국의 미래를 위해서 같은 방향으로 갔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실제로 두 정부는 모두 빚을 감소시켜야 한다는 것에 방향을 같이했다. 그리고 바이든 전 대통령은 트럼프 정책의 정당성을 위한 여건을 조성해 준 모습이다. 늘 필자가 강조해오는 대목이지만 역사 속에서 제국은 그냥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만일 전략적 시각이 없다면, 단순한 해석을 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트럼프는 분명히 1기에 빚을 줄이려 했다. 그러나 코로나에 의해 타격을 받았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더 확장 해석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문제는 빚의 누적량이다. 이 누적량은 쉽게 줄어들지 않게 된다. 비록 DOGE가 2조 달러의 현재 적자액을 0 수준으로 줄인다고 해도 그렇다.” 정도가 될 것이다. 애석하지만 말이다.
현재 미국의 적자는 그래프에서 보듯이 약 2조 달러로 머스크는 “국방성 예산보다 많다.”라고 하면서 미국의 위기라고 했다. 2024년 회계연도 미 정부는 수입 4.92조 달러, 지출 6.75조 달러였고 세부 내용은 아래와 같다.
수입 4.92조 달러 | 지출 6.75조 달러 |
• 개인소득세 49% • 사회보장 및 의료보험 납입료 35% • 법인세 11% • 특별 소비세, 증여세 등 기타 5% | • 사회보장 연금 22% • 의료비 지원 14% • 이자 지불 13% • 국방비 13% • 실업 소득 보장 10% • 군인 지원금, 교육, 수송 및 지역 발전 지원금 등 기타 28% |
결국 트럼프-머스크 커플의 개념은 매우 단순하다. 첫째, 수입을 늘린다. 둘째, 지출을 줄인다.
먼저 수입을 늘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위 표에서 보듯이, 상식 수준에서, 수입원으로 약한 관세를 높이는 것이 합리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연설에서 25대 맥킨리 대통령(1896~1901)이 관세를 올려서 국가의 자금력을 늘렸고 비록 연임 첫 해 암살되긴 했지만, 그가 불린 국고로 인해 루즈벨트 정부가 덕을 보았다고 한 것은 함의를 갖는다.
둘째,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정부 기관들을 합병하거나 없애고, 불필요한 지출을 과감하게 줄이는 것이다. 트럼프는 공무원에게 몇 달 치 월급을 일시에 지급하여 다른 일자리를 찾게 하면서 인원을 감축하고 있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규제 완화를 의미한다. 기존 정부 기관을 줄이게 되면 자연스럽게 규제가 그만큼 영향력을 잃기 때문이다. 미국의 발전을 저해하는 법규, 일부 세력만 이익을 독점하게 하는 법규를 없앨 수 있다. 예를 들어, 오바마 케어는 수천 페이지 분량이라고 한다. 누가 이것을 다 이해하겠는가? 이 법규를 만든 소수의 사람이 이를 통해 이익을 독점하지 않겠는가?
머스크는 AI에게 정부의 기관이 얼마나 되는지 물었다. 연방정부 수준에서는 대략 450개 기관이 있는데, 심지어 정부조차도 얼마나 많은 기관이 있는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의 비유에 의하면 풋볼 게임에서 레프리가 수명이면 되는데 수백 명으로 늘어나게 되면 플레이어들은 플레이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이러한 현실이 미국 경제 발전을 저해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옳다. 그러함에도 규제 완화는 잘못하면 안전 규제 완화 등으로 대형 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
수입을 늘리고 지출 줄이겠다는 미, 본심은 경쟁의 최종 승리
여기서 전략적 시각을 가진 독자들은 숨은 본질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페비안 글로벌리스트’(점진적 사회주의자인 ‘페비안 소셜리스트’를 비튼 표현)가 장악한 미국을 재건하기 위해 규제 완화는 정부 조직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서도록 만들 수 있다. 둘째, 4차 산업혁명의 선두에 서기 위해서는 중국의 정부주도형 연구개발 등 과감한 산업적 시도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 기존 법규는 발목만 잡게 된다. 머스크 자신이 경험했듯 스페이스-X는 발사 준비가 다 되어 패드에 놓인 채로 몇 달을 기다려야 했다. 수많은 레프리(관료 조직)가 서로 협조하고,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서 규정을 확인하고, 조율하며, 이로써 커다란 제약을 가하게 되면 경쟁에 불리하다.
이와 함께 트럼프 세력들이 UN에서 탈퇴하자고 주장하는 배경도, 전략가라면 그 숨은 본질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것에 있다는 점을 꿰뚫어 봐야 한다. 그래서 머스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부 기관들을 없애면 나타나는 문제(예를 들어, 안전사고 증가 등)가 있다. 이렇게 되면 필요한 기관을 다시 만들면 된다. 이는 페비안 글로벌리스트 세력에게 결정타를 날릴 수 있는 한편 자율성 보장을 확대하며 자유주의에 적절한 법질서를 후행적으로 해나가겠다는 선언인 것이다.
트럼프와 협상책, 그리고 협상 이후 한국의 전략
세계 패권 경쟁에서 승리는 이렇듯 소위 “피 튀기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20세기 대전쟁(The Great War)에서 승리자가 결국 세계를 양분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다음과 같은 생각을 던지게 된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을 위해서 미국의 수입을 늘리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우리는 수출국이므로 관세 타격을 회피해야 한다면, 세계 전략적인 이익을 공유하는 북극해 항로 개발 준비와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로 손잡아야 한다. 이런 시각을 가진 정치지도자가 누구인가?
둘째, 국제질서가 본질적으로 무정부 상태이지만, UN의 힘이 약해질 이 시기에 한국은 4차 산업혁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법규를 세계에서 가장 주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어차피 UN 중심의 “법에 의한 평화(Peace by Law) 또는 제도에 의한 평화(Peace by Institutions)” 체제가 약해진다면, 기회가 된다. 이것은 4차 산업혁명 기술에 앞서기 위한 과감한 규제 완화 그리고 새로운 법규 제정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이는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 통합방위법 등에 기초한 작전법으로는 AI-무인자율 전력을 효과적으로 강화할 수도, 운용할 수도 없다. 미래 안보를 위해 AI-무인자율 무기 개발 운용을 위한 새로운 작전법 마련이 시급하다.
셋째, 수학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인공지능이 중요하다. 늘 구호만 외치면서, 해외에서 개발한 오픈소스에 의존하지 말고, 인문학자, 수학자들을 토대로 제대로 된 인공지능 연구진을 구축하여 미래의 “수학 전쟁”에서 비대칭적 주도권을 장악해야 한다. 한국에는 이미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존재한다. 이들이 국가의 AI 개발에 투입되지 않는 것을 보면, 한국의 구호성 정책의 재현과 반복이 우려될 뿐이다. 인공지능 개발을 프로그래머가 주도해야 한다는 바보짓을 이제는 당장 멈추어야 한다.
세계를 UN 제도와 국제해양법으로 이끌었던 기존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이 시기에 이러한 정세 변화를 기회로 확대할 자질 높은 지도자를 대한민국은 학수고대하고 있다. 그를 위해 용기와 지혜가 다수 국민에게도 요구되는 때이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연설하는 모습을 머스크 일론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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