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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Z세대? 언론의 집착, 그리고 편견의 조장

    청년학생 칼럼니스트 양진서

    2023.03.14 08:58
    MZ세대? 언론의 집착, 그리고 편견의 조장

     ‘MZ세대라는 용어에 대한 우리나라 언론의 집착은 유별나다. 해당 용어는 정치, 문화,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조명될뿐더러 각종 기사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빈번한 언급이 무색할 정도로 MZ세대에 대한 언론의 이해는 지극히 낮아 보인다.
    MZ
    세대란 1980~2000년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중반에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10대부터 40대를 모두 일컫는 이 광범위한 정의는 우리나라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과 같은 미국의 주류 언론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라는 용어를 구분해서 사용한다.
    그렇다면 한국 언론이 MZ세대라는 신조어 사용을 고집하는 데에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기사에서 사용된 MZ세대의 정의는 언론사마다 제각각이다. 제목에는 MZ세대를 내세웠지만 정작 내용을 읽어보면 그저 20대를 일컫는 기사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가령 지난달 14일 서울경제는 “MZ는 폐쇄적이다?'인싸'들만 모여서 본디 하자’”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으나 해당 기사는 20·30세대의 문화를 분석한 것이었다. 또한 동아일보  요즘 대학생들의 문해력, 무엇이 문제인가?”(2022.3.24)‘MZ세대의 문해력에 대한 지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는 MZ세대를 대학생의 동의어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오류가 있다. 이외에도 KBS 뉴스의 기사 “MZ세대 파고든 마약법무부, 예방·재범방지책 강화10대에서 20대 사이의 마약 확산을 다뤘다. 이렇듯 본래 정의에 맞지 않게 용어를 남발하는 언론으로 인해 청년 세대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부추기는 등 혼란만 가중되는 셈이다.

     MZ세대라는 신조어를 남용하는 언론의 세태는 특정 나이대에 속한 사람들을 향한 사회적 편견을 강화했다. ‘MZ세대의 문해력 부족을 주제로 작성된 기사만 수십 개에 달하고, 각종 미디어에서는 업무시간에 이어폰을 꽂고 일하는 20대 직장인의 모습이 풍자되기도 했다. MZ세대가 일반적으로 공유하는 특징으로는 집단보다 개인의 행복을 중요시하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다는 점 등이 주로 언급된다. 언론은 이를 극대화해 자신의 이익만을 우선시하고 기본적인 언어 능력을 소실한 MZ세대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들이 사용하는 MZ세대는 단순히 특정 나이대를 지칭하는 것을 넘어서 부정적인 평가가 더해진 용어인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문제는 곧 집단의 문제가 된다. 특정 연령대를 한 집단에 몰아넣고 일부의 모습을 MZ세대의 특징이라며 단정 지어 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이는 보도의 편의를 위한 언론의 비겁한 수법에 지나지 않는다. 수많은 이해관계를 이해하고 분석할 필요 없이 그저 ‘MZ세대니까라는 한마디로 모든 현상을 손쉽게 설명해버린다. 언론이 제멋대로 붙인 이름표를 향한 사회적 편견은 오롯이 MZ세대의 몫이 됐다.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버릇이 없다.’ 기원전 1700년 수메르 점토판에서 발견된 문장이다. 젊은 세대를 향한 비난은 시대를 막론하고 나타나는 보편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는 언론이 존재하기에 이런 비난은 개인의 생각으로 그치지 않는다. MZ세대를 향한 비판적인 기사가 수없이 쓰이고 각종 매체를 통해 널리 공유되면서 해당 세대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 역시 굳어지게 되는 것이다. 오늘날 사회는 세대, 성별, 인종 등 특정 틀로 개인을 가두기에는 다양하다. 언론은 수많은 개인을 한 세대에 속했다는 명목하에 일반화하는 구시대적인 태도를 성찰해야 한다.

    청년학생 칼럼니스트 양진서

    前 서울여대학보 대학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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